대통령이 경제현안만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아마도 처음 있는 일
같다.

어려운 경제여건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욕심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밝게 보는게 좋다.

그래야 의욕이 생긴다.

내년 중반께부터 플러스성장을 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경제전망도 믿고 싶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치면 실망이 크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돈이 기업으로 흐르지 않는 신용경색이 곧 해소될 것이라는 정부기대가
대표적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이 1차 마무리됨에 따라 신용경색이 풀릴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높아져 적극적인 대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판단이다.

하지만 정부의 말과 달리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된게 아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을 예로 들어보자.

합병작업을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기업구조조정도 이제 본격화된다.

퇴출기업이 계속 나올수 밖에 없다.

은행은 새로운 부실을 안게 된다.

위에서 아무리 돈을 풀라고 해봤자 일선 지점장들이 돈떼일 기업에 대출해
줄리도 없다.

정부가 은행 BIS비율을 높여준다고 해서 신용경색이 해소된다면 정말 다행
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그것이 쉽지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몇가지 조치만으로 뚝딱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좀더 치밀한 준비와 다양한 정책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고광철 < 경제부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