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는 출범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긴 것으로 평가된다.

사상최대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한 것이나 원화가치가 크게 오른게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실업과 산업생산의 마비상황은 아직도 골칫거리다.

경제지표로 본 "국민의 정부" 성적표를 간추린다.

<> 환율.외환보유액 =새정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꼽힌다.

지난해말 1천9백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꾸준한 하향 안정세를 보여
1천3백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사상최대치를 경신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외환보유액은 4백66억4천만달러,
가용외환보유액은 4백29억2천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말 가용외환보유액이 88억7천만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외채상환을 앞둔 내년 4.4분기부터는 외환과부족 상태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환보유액 축적은 아직 "미완의 과제"란 지적이다.

<> 금리.종합주가지수 =금리는 환율과 함께 새정부 출범후 가장 호전된
경제지표로 꼽힌다.

올해초 30%까지 오르던 살인적인 고금리는 현재 11%대 안팎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실제 빌려쓰는 금리는 14~18%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계기업은 20%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조달 금리는 아직 감내수준을 상회
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새정부 출범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출범초 5백대를 기록하던 종합주가지수는 간신히 3백대에 턱걸이 하고 있다.

<> 실업.물가 =실업은 최대의 난제다.

1월중 4.5%였던 실업률은 2월 단숨에 5.9%로 올라섰고 7월엔 7.6%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실업자수는 1백65만명을 돌파했다.

8월중 실업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9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실업자들이 실제로 줄어서가 아니라 아예 취업을 포기한
실업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물가는 새정부 출범이후 줄곧 마이너스 1%와 1% 사이를 횡보하고 있어
디플레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 수출.무역수지 =수출기상도는 흐림이다.

수출이 4개월 연속 줄면서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시장 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올해 수출은 58년 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부진속에서도 수입은 더 큰폭으로 하락, 무역수지는 대폭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흑자폭은 7월이후 급감하고 있어 연간 4백억달러 목표달성이 힘들
전망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