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8일 특별회견을 앞두고 경제 및 공보비서실 관계관들과
여러 차례에 걸쳐 독회 및 예행연습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도 대통령이 자신있고 당당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비서실의 진언이 있었다고 한 관계관은 전했다.

그런 때문인지 김 대통령의 회견은 시종 진지하면서도 조크와 유머를 잃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박지원 청와대 공보수석도 이날 회견에 앞서 "국민과 정부 모두가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갖자는 뜻에서 이번 회견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은 예정시간인 1시간30분을 훨씬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김 대통령이 경제 각 부문에 걸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를 일일이
열거하며 상세히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때문이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의식한 듯 김 대통령은 시종 차분한 목소리로 국민들
에게 현재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협조와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조크를 섞어가며 자신있는 모습도 보였다.

경제팀경질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김 대통령은 "관계장관들이 여기
앉아있는데 그런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처음에는 일부 혼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협조가 잘된다"고 말해 경질
설을 일축했다.

대선후보당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현재 상황은 맞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그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할 뻔했다"면서
웃음을 머금은 뒤 IMF와의 협조가 잘 되고 있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날 회견의 특징은 김 대통령이 질문에 답한 뒤 관계장관들이 경우에
따라 보충답변하는 형식을 취한 것.

이날 회견장에는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장관과 기획
예산위,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나와 김 대통령의 답변후 필요에 따라 전문
관료의 시각에서 뒷받침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금융노조파업과 관련,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
대책마련을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기도.

<>.회견이 열린 청와대 춘추관 2층 대회의실은 1백여명의 내외신 기자로
뜨거운 취재열기를 반영.

회견의 모든 내용은 영어로 동시 통역됐고 외신기자들의 질문은 순차통역
형식을 취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