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29일 거제조선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10만3천t급
심해유전개발용 원유시추선(드릴쉽)을 건조, "딥워터 패스파인더"
(심해개척자)로 명명하고 선주사에 인도했다.

삼성은 지난 96년 미국 듀퐁그룹의 코노코(CONOCO)사와 유전개발
전문업체인 R&B(Read & Bates) 컨소시엄으로부터 2억4천만달러에 이 배를
수주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선박과 플랜트를 분리해 발주하는게 일반적이나
삼성은 선박과 플랜트를 동시에 수주, 제작함으로써 조선 해양플랜트
기술을 한차원 높혔다고 설명했다.

"딥워터 패스파인더"는 길이 2백21.5m, 폭 42m, 깊이 20m의 초대형
드릴쉽으로 수심 3천m,해수면으로부터 총 1만1천m 깊이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할 수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시추 플랜트를 탑재한 상태에서 12노트 이상의 빠른 속력으로
이동하는게 가능, 해상 플랫폼 설치에 경비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심해나
조류가 심한 지역에서 유류의 존재를 알아내는데 용이하게 설계돼있다.

이 드릴쉽은 크기가 유조선을 개조한 2만-3만t짜리 기존 드립쉽의 3배에
달할 뿐만아니라 부가가치도 높아 수주가격이 LNG선보다 높고 30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3척보다 비싸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조선부문대표는 "삼성은 5년전부터 드릴쉽 등
특수선부문에 진출해 이제는 이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1등 조선소가
됐다"면서 "앞으로 중국 등이 쫓아오면 이같은 특수선이나 여객선쪽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96년 이후 지금까지 발주된 드릴쉽 12척중 7척을 수주, 이 분야에서
세계1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60% 수준인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의 비중을 75%까지 높여
연 3백억 달러 시장 규모의 조선 산업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드릴십, 셔틀탱커, 여객선 등 특수선 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 경남 거제=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