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보다 기업분리를 잘 해야 구조조정에 성공합니다.

몸집을 불릴 게 아니라 체질개선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해요.

기업분할의 진정한 의미는 몸을 가볍게 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현대기업법론"(법문사)을 펴낸 이재웅 서강대 교수는 외형보다 내실 위주의
구조조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책에서 기업법의 개편방향을 제시하면서 구조조정 지침을 상세하게
다뤘다.

특히 GM과 3M 버드와이저 메이백화점 등의 "기업분할을 통한 자산재구축"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의 대응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들이 상호 동반상승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자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우리기업들이 좋은 "신호효과"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나쁜 신호효과만 자꾸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못난 자식으로 치부해서 내다 버리듯 떼어내면 누가 삽니까.

될성부른 떡잎으로 키워서 싹을 틔워줘야 자생력이 생기고 상품가치가
커지죠.

기업도 제값을 받고 팔려면 포장을 잘 해서 내놔야 합니다"

그는 구조조정을 융통성 없이 추진하면 큰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주장한다.

상황과 여건에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외국에선 선단형 한국기업을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의 구조조정이 기업결합 쪽으로 인식되고 덩치가 커진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그들은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그는 기업분할 중에서도 "배당형 분할"(Spin-off)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모회사의 한 사업부문을 쪼개서 분리시킨뒤 상장하고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그룹의 생명공학개발 사업을 떼어내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경우다.

때가 되면 나스닥에도 올린다.

풍부한 자금을 손쉽게 끌어올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같은 취지에서 나스닥에 1백40여개의 기업을
상장시켰다며 우리도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