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상속과 유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은 유언장을 세번 작성했다.
첫번째는 어머니를 잃은데다 정경유착 시비로 곤경에 처했던 1889년,
두번째는 60세때인 1893년, 마지막은 죽기 1년전인 1895년에 썼다.
평생 독신이었던 노벨은 당초 조카들에게 상당한 유산을 남겼다가 생각을
바꿨다.
조카와 가정부 등 친지들에게 나눠준 돈은 1백만크로네.
3천3백만크로네가 넘는 재산중 나머지는 모두 노벨재단에 넘겨졌다.
노벨은 7개항으로 된 유언장에 노벨상의 분야와 주관처를 명시했다.
사후에 화장하라고도 못박았다.
유언 집행은 쉽지 않았다.
조카들이 적은 유산에 불만을 표시한데다 수상자의 국적불문 조항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벨의 조수였던 유언집행인 솔만의 노력으로 1901년부터 5개 부문에
노벨상이 주어지게 됐다.
소설가 박영숙씨는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이라는 글에서 해외여행 때마다
유언장을 겸한 유서를 쓴다고 털어놨다.
비행기가 갑자기 흔들려도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으니 그돈을 갚고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서 무엇을 하고" 식으로 자잘하게 써놓은 유서를 떠올리면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고백이다.
13년동안 아버지를 봉양한 딸의 효도상속분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화제다.
결혼한 딸로서 홀로된 아버지를 오래 보살폈는데도 동생들이 공동상속을
주장하자 법원에 심판을 요청한 결과 상속기여분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호주상속분이 없어지고 자녀의 상속분이 똑같아진 것은 90년부터다.
부부 및 남녀 평등, 상속인간의 공평을 기한다는 취지에서 개정된 법이
다툼의 여지를 만든 셈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하거니와 물려받을 재산이 있다 해도 시집간 딸이
병상의 아버지를 수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동생들이 공을 인정했으면 좋았겠거니와 아버지가 큰딸의 정성에 값하는
유언을 남겼으면 형제가 법정싸움에 시간과 재산을 허비하는 사태는 없었을
터이다.
이런 일의 예방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유언장 작성을 통해
정신없이 달려온 삶을 정돈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
첫번째는 어머니를 잃은데다 정경유착 시비로 곤경에 처했던 1889년,
두번째는 60세때인 1893년, 마지막은 죽기 1년전인 1895년에 썼다.
평생 독신이었던 노벨은 당초 조카들에게 상당한 유산을 남겼다가 생각을
바꿨다.
조카와 가정부 등 친지들에게 나눠준 돈은 1백만크로네.
3천3백만크로네가 넘는 재산중 나머지는 모두 노벨재단에 넘겨졌다.
노벨은 7개항으로 된 유언장에 노벨상의 분야와 주관처를 명시했다.
사후에 화장하라고도 못박았다.
유언 집행은 쉽지 않았다.
조카들이 적은 유산에 불만을 표시한데다 수상자의 국적불문 조항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벨의 조수였던 유언집행인 솔만의 노력으로 1901년부터 5개 부문에
노벨상이 주어지게 됐다.
소설가 박영숙씨는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이라는 글에서 해외여행 때마다
유언장을 겸한 유서를 쓴다고 털어놨다.
비행기가 갑자기 흔들려도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으니 그돈을 갚고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서 무엇을 하고" 식으로 자잘하게 써놓은 유서를 떠올리면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고백이다.
13년동안 아버지를 봉양한 딸의 효도상속분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화제다.
결혼한 딸로서 홀로된 아버지를 오래 보살폈는데도 동생들이 공동상속을
주장하자 법원에 심판을 요청한 결과 상속기여분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호주상속분이 없어지고 자녀의 상속분이 똑같아진 것은 90년부터다.
부부 및 남녀 평등, 상속인간의 공평을 기한다는 취지에서 개정된 법이
다툼의 여지를 만든 셈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하거니와 물려받을 재산이 있다 해도 시집간 딸이
병상의 아버지를 수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동생들이 공을 인정했으면 좋았겠거니와 아버지가 큰딸의 정성에 값하는
유언을 남겼으면 형제가 법정싸움에 시간과 재산을 허비하는 사태는 없었을
터이다.
이런 일의 예방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유언장 작성을 통해
정신없이 달려온 삶을 정돈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