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비해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일부 은행들이 가계자금에 한해서 기간가산금리를 낮추거나 우대금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기업대출금리는 꿈쩍도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살인적인 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다.

은행들의 평균 조달금리(수신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
(예대금리차)은 여전히 4~5%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으며 대출
금리인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예대마진 얼마나 되나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올해초에 비해 큰폭으로
떨어졌다.

연초 연 18~19%까지 치솟았던 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3월부터
연 14~15%로 떨어졌다.

7월 이후엔 연 11%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 11.08%인 은행 수신평균금리(신규예금 기준)는 올 4월
14.65%까지 올랐다가 8월에는 9.56%로 떨어졌다.

예금금리 수준으로는 IMF사태 이전보다 낮아진 셈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지난해말 이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연 35%이상이던 당좌대출금리는 5월 20%, 8월 15%에서 여전히 머물러 있다.

은행권 여신 평균금리도 지난 4월 연 16.94%에서 지난 8월 14.93%로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예대마진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여.수신금리차(신규취급분 기준)는 지난해 11월 2.50%포인트에서 3월
2.30%로 축소됐다가 6월 3.52%, 8월 5.37%로 확대되고 있다.

여.수신 금리차를 곧바로 예대마진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실제 예대마진폭은
4~5%포인트 수준에 달한다고 시중은행 관계자는 밝힌다.

<> 왜 줄어들지 않나 =은행들로서도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는데 할말이 있다.

지난해말이후 고금리로 받아둔 예금이 많기 때문에 시중 실세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렸다가는 적자를 기록하기 쉽다는 것.

한국은행 강형문 정책기획부장은 "지난 5월말 현재 은행들이 연 15%이상
고금리로 받아들인 예금이 전체 수신예금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40%나
된다"고 밝혔다.

예금금리는 받을때 정해진대로 만기까지 주지만 대출금리는 조정하는
순간 신규 대출은 물론이고 기존 대출까지 새로운 금리가 적용된다.

올해초 고금리로 받아둔 예금이 만기가 돼 낮아진 금리로 신규 예금을
받기 전에는 대출금리를 예금금리처럼 빨리 낮출수 없다는게 은행들의
하소연이다.

<> 언제쯤 축소될까 =기업들의 신용위험도(신용리스크)가 줄어들지 않는한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예금은 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반드시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대출은
기업이 파산하면 대부분 떼인다.

때문에 기업들의 신용위험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대출금리를 낮출수
없다는게 은행들의 생각이다.

한일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매출이 늘어나는게 보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신용도가 회복되는 내년 이후에나 대출금리도 조정될수 있다는 것.

그러는 가운데 은행의 예대마진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