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0일 환매채(RP) 금리를 연 7.1%로 전날보다 0.9%포인트나
떨어뜨림에 따라 과연 시장금리와 금융기관 여수신금리가 얼마나 떨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신용경색해소와 소비진작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 금리 어떻게 내리나 =한국은행의 RP금리가 촉매역할을 한다.

한은은 이날 은행들에게 RP를 파는 방법으로 4조원을 규제하면서 연 7.1%를
적용했다.

전날의 연 8.0%보다 0.9%포인트나 떨어진 수준이다.

한은의 RP 금리는 하루짜리콜금리에 당장 영향을 미친다.

이날 콜금리는 연 7%대로 수직하락했다.

RP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은행들의 운용수익률이 낮아진다는걸 뜻한다.

은행들은 여유자금을 한은으로부터 RP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 규모가 자그만치 48조여원에 이른다.

그 이자가 연 7.1%로 떨어짐에 따라 은행들은 당장 수지에 타격을 입게
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조달금리인 예금금리를 내릴수 밖에 없다.

아울러 수익을 많이 남길수 있는 대출을 늘려야 한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대출금리를 내릴 여건이 조성된다.

결국 한은의 RP금리인하는 여수신금리인하로 연결되게 된다.

<> 금리 얼마나 내릴까 =금융계에선 한은이 RP 금리를 0.9%포인트
떨어뜨린데 주목하고 있다.

즉 여수신 금리를 최소 1.0% 내리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수신금리의 경우 지난달 평균 9.56%를 기록, 이미 한자릿수에 진입했다.

RP 금리인하를 감안하면 이를 연 9% 안팎으로 낮춰야 한다는게 은행들의
판단이다.

문제는 대출금리다.

지난 8월 평균대출금리는 연 14.93%에 달한다.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게 대출금리인 만큼 대출금리도 최소한 1.0%포인트
내리는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예대금리차를 5.3%포인트에서 2.7%로 내리라는 점을 감안
하면 대출금리도 2-3%포인트 내려야 할 전망이다.

<> 부작용은 없나 =정부가 목표하는대로 금리인하가 효과를 내면 기업들은
대출기회가 늘어난다.

은행들은 수지를 맞추려면 대출을 늘릴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용경색도 해소될 계기를 마련할수 있으며 소비도 진작시킬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위적인 금리인하는 엉뚱한 부작용을 일으킬수도 있다.

우선 "꺾기"기승이 우려된다.

은행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대출금리를 내릴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이를 보전
하기 위해 꺾기를 강요할 공산이 크다.

금융기관간 재테크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은행 투신사 증권사들은 한은 RP로 자금을 운용하는 대신, 상대방 상품에
여유자금을 운용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럴 경우 기업에 돈이 가는건 여전히 어렵게 된다.

신용경색타파도 요원해진다.

아울러 국제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를 경우 내외금리차가 역전돼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속히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

당장 내외금리차를 노린 외국인자금이 들어오기 힘들어진건 물론이다.

< 하영춘 기자 dongi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