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1시 서울 구기동 청운양로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국 상호신용금고연합회 이상근회장 일행이었다.

IMF한파로 온정의 손길이 거의 끊겼던 이곳 양로원 노인들은 이들의 방문에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연합회를 비롯한 신용금고업계 임직원의 이같은 자선활동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수년째 봉급의 일부를 떼내 불우이웃돕기를 해오고 있다.

신용금고연합회 회원사 대부분이 지난 94년부터 소년.소녀가장과 자매결연을
맺어 매월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양로원 보육원 무의탁노인 등 사회복지시설에도 매월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불우이웃돕기운동은 원래 전국상호신용금고연합회(회장 이상근)
직원들 몇명이 결성한 호프회라는 작은 모임에서 비롯됐다.

지난 90년 6월 어느날 문대석씨(현 연합회 총무부장) 등 애주가 6명이
회사 근처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술값을 조금씩 아껴 어렵게 살고있는
이웃을 돕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즉석에서 "호프(hof.hope)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맥주집에서 결성했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을 붙였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을 주자는 의미도 담고있었다.

뜻을 같이한 동료직원들이 합세해 호프회원은 금방 1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동작사회복지관을 찾아 어머니와 어렵게 살고있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소개받았다.

이들은 매월 조금씩 성의를 모아 이 여학생에게 전달했다.

덕분에 이 여학생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호프회의 이같은 선행이 임원진에게 알려지면서 불우이웃돕기운동은 연합회
차원으로 확대됐다.

94년 6월 연합회는 관할 종로구청으로부터 소년.소녀가장과 자매결연을
맺어 매월 생활비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또 양로원 보육원 나환자회등 사회의 그늘진 곳에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지원했다.

연합회는 또 각 지부에 공문을 보내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신용금고업계의
대표적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제의했다.

회원사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회원사들은 즉시 각 지부차원에서 소년.소녀 가장돕기 운동을 벌여 각
사별로 1~2명의 불우이웃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있다.

또 12개 시.도지부별로 매년 자매결연을 맺은 학생들과 체육대회 등 모임을
갖고 격려해주고있다.

신용금고업계의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는 1백27개 회원사가 소년.소년
가장돕기에 나서고있다.

장애인시설 고아원 양로원 등에 후원하는 업체도 50여개사에 이르고있다.

신용금고연합회의 경우 현재 직원1명당 5천원씩 모아 소년.소녀가장 2명과
근처 사회복지관에 있는 무의탁 할머니 1명 등 3명에게 도움을 주고있다.

문대석 부장은 "금액이 많지않아 남에게 얘기하기도 쑥스럽다"며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남에 대한 조그만 배려를 잃지않았으면 좋겠다"고 겸손해
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