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되고 발전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해결이 잘 안되는 우리 사회의 현안들이
있다.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역점을 두는 과제들중 상당 부분은 역대
모든 정부가 강조한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수없이 이야기하고 실제로 각종
지원정책이 시행되어 왔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교육 개혁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한마디씩 주장하지만 입시 부정과 과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맑은 물 확보를 위한 정책 또한 겉돌기는 마찬가지다.

수질개선을 위해 엄청난 국민 세금이 쓰여지고 있지만 팔당호 부근의 각종
오염시설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불법 건축물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부실공사 문제, 농어촌 부채경감 문제, 현저히 낮은 생산성을
보이는 정치 수준등 답답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왜 이런 문제들은 개선되지 않을까?

능력이 부족해서인가 의지가 없어서인가, 아니면 문제 인식의 심각성이
이해관계 집단별로 큰 차이가 나서인가.

실제 답보상태에 있는 이런 현안들의 이면에는 복잡한 문제들이 얼키고
설켜 있어 하루아침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일회성 처벌 방식으로 사안을 덮어버리면 연례 행사처럼 반복적
으로 사건화될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우선 순위에 따른 선택과 실천이라는 문제로 귀착된다.

몇 가지만 골라내어 임기중 마스터 플랜에 따라 줄기차게 실천하면서 그
과정을 정기적으로 따져보자. 여기에는 주도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사회지도층이 이를 담당할 수 있을지엔 의문이 있다.

각종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거론되는 사람들을 사회지도층이라고 지칭
하는 언론의 표현이 지속되는 한 문제해결은 요원하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회지도층이 자기희생을 감수하고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다.

< ijkim@kmbc.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