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이 산고끝에 1차 사업구조조정 대상 7개 업종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7일 오전 11시 공식 발표만 남겨 두고 있다.

지난 8월초 정.재계회의를 통해 기업구조조정을 5대그룹이 주도하기로
약속한 이후 꼭 2개월만이다.

마감시한을 수차례 넘기고 발표되는 구조조정안이 담은 내용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가 5대그룹의 안을 "승인"한다면 이제 기업구조조정은 고비를 넘은
셈이다.

이미 6대 이하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한창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 수뇌가 마라톤회의를 통해 도출한 결과가 정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도 "이제 정부와 채권은행단의 평가만 남았다"고 말해
이같은 "불씨"가 남았음을 시사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전경련이 당초 9시로 잡았던 발표시각을 11시로 늦춘 점
등을 들어 아직 정부와의 조율 절차가 남았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경영주체 선정 문제를 완전 매듭짓지는 못한
것이란 예상인 셈이다.

이날 회의 도중 잠깐 회의장을 나왔던 이건희 삼성회장도 "잘 안되는 것
같다"는 말로 진통을 겪는 회의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통합회사의 지분율 등 확인할 숫자가 있어 발표가
늦춰진 것"이라며 "5대그룹이 최선을 다한 만큼 정부도 인정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제 기업구조조정의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재계가 짜낸 "묘안"에 대해 정부가 과연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