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사가 한국중공업 지분 20%를 개별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부가 추진중인 한중 지분매각 작업에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잭 웰치 GE 회장은 지난 1일 장영식 한전 사장을
만나 한전이 보유중인 한중 지분(40%)의 절반과 한전기공 주식 49%를 사들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는 GE사가 한중과 기술제휴를 통해 발전설비를 납품해 왔고 한중
매각과 관련해 발전설비 부문에 관심을 표명해 왔다며 이번 지분인수 의사를
한중 발전설비부문 확보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전의 경우 외채가 1백억달러에 달해 외자유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이같은 의사타진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관계자들은 그러나 GE사의 이같은 한중지분의 20% 인수시도가 정부의
매각작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한중 민영화 방향을 "경영권까지 포함한 지분매각"으로 결정,
경영권을 행사할수 있는 지분을 일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이러한 방침아래 매각을 위해 국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선정절차를 밟고 있다.

만일 GE사가 20%지분을 개별 인수한다면 정부가 마련한 매각방침 자체가
무너지는 셈이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에 응모한 한 외국계 금융기관 관계자는 "GE사가
한중지분을 개별 인수한다면 국제 M&A시장에서 한국 정부의 신뢰도는 실추될
것"이라고 말했다.

GE사의 이번 발언으로 한중 지분매각의 효율성마저 떨어질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한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발전설비부문이라는
노른자위 때문"이라며 "한전과 GE사의 이번 지분매각 논의로 다른 업체들의
관심이 떨어지게 되면 한중 매각대금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
했다.

이 관계자는 "한중의 경우 지분 51%를 매각, 사업부문을 일괄양도한다는
한국정부의 방침이 이미 알려졌음에도 GE사가 개별 매수의사를 표시한 배경
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한중 지분매각은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추진될
것"이라고 말해 GE사가 20%만을 개별인수한다면 허용치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