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에 시중은행이 일시에 1백여억원을 신용 대출해 주는 파격적인
일이 생겼다.

이는 은행들이 신용경색을 이유로 대기업에 대해서 마저 수십억원짜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유독 관심을 끌고 있다.

조흥은행은 최근 경기도 파주에 있는 GMP(대표 김양평)란 중소기업에
일반자금 대출 34억원, 외화관련 여신 69억원 등 모두 1백3억원의 대출을
해줬다.

담보를 하나도 잡지않는 순수한 의미의 신용대출이었다.

적용 금리는 평균 연 14.75%이다.

조흥은행은 지난 9월 도입한 "중소기업지원 특별대출" 프로그램에 따라 이
대출을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출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중소기업지원 심사위원회가 결정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대출도 받고 신용도도 보장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셈이다.

조흥은행은 "기술 생산 장단기 매출전망등이 양호해 신용도가 우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회사가 신청한 여신금액을 모두 대출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MP는 지난달 18일 대출을 신청했는데 조흥은행은 불과 보름여만에 흔쾌히
승낙했다.

GMP는 지난 86년 설립된 중소기업으로 자본금은 현재 33억원.

라미네이팅 기계와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다.

라미네이팅이란 신분증 여권 신용카드 등의 사진이나 그림을 자외선이나
비로부터 보호해주는 코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회사 김양평 사장은 "라미네이팅 기계부문에선 세계시장 점유율이 65%,
필름의 경우 15%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작년 매출액이 5백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6백60억원으로 3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추정이익도 올해 6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일찌감치 구조조정을 시작한게 회사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은행에서도 이 점을 높이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GMP는 실제 지난 96년10월 미국 GBC사로부터 1천만달러의 자본을 유치했다.

지분율은 33%.

GMP는 자본유치와 함께 종합금융사 등에서 빌렸던 단기자금도 대부분
갚았다.

GMP는 이번에 조흥은행 대출을 받아 또 다시 부채 구조조정을 했다.

저리 자금을 받아 고리의 타 은행대출을 상환한 것.

경영기반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를 미리부터 차단하자는 의도였다.

김양평 사장은 "부채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나니까 다른 은행들이 "우리도
대출해줄 수 있다"며 찾아오는 현상이 생겼다"고 귀뜸했다.

<> 조흥은행의 중소기업지원 특별대출 =GMP에 1백여억원의 대출을 해준데는
"특별대출" 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달여 동안 중소기업들은 약 9백억원규모의 대출을 신청했다.

조흥은행은 종전 외부감사 대상업체로 한정했던 대출신청 요건을 완화,
사업성이나 기술력 등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규모에 관계없이 대출을 신청
하도록 했다.

조흥은행은 별도로 조성한 자체자금 1조원을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할 계획
이다.

조흥은행은 앞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대출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조흥은행 중소기업지원 특별대출 ]]

<>.총규모 : 1조원 범위내
<>.기간 : 올 12월말까지
<>.한도 : 소요운전자금 범위내
<>.대출과목 : 일반자금대출(운전) 등
<>.대출기간 : 3년이내(만기일시상환방식)
<>.대출금리 : 기업신용평점에 따라 차등적용(기간가산금리 적용)
<>.채권보전 : 신용취급, 판정결과 담보(부분담보포함) 취득가능
<>.수수료 : 대출이자외 취급수수료 0.2% 징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