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이너의 역할은 자동차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은 모두 책임진다.

차의 외관 및 실내 디자인은 물론 재질 표면처리까지가 모두 그의 영역이다.

최근에는 차종에 따라 엔진 룸이나 트렁크 내부까지도 자동차 디자이너가
맡고 있다.

무슨 일이든 정확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듯 자동차 디자이너의
업무에서도 개발 컨셉트를 잘 잡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개발기간이 3~4년씩 걸리고 개발비도 수천억원씩 투입되는 것을
감안할 때 미래 소비 패턴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에 자동차 디자이너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자동차는 국내는 물론 광범위한 지역에 판매되기 때문에 각 지역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제품기획안이 나오면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통해 디자인
방향을 좁혀 나간다.

다음은 수백종에 이르는 아이디어 스케치중 적합한 일부를 채택하는 것.

디자인 용어로 "렌더링"이라고 한다.

렌더링까지 마치면 모델링 단계로 넘어간다.

지금까지 평면상에서 그림으로만 표현됐던 디자인을 입체적인 형상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모델링 단계를 세부적으로 보면 축소 모델을 제작하는 "스케일 모델링",
여기에서 채택된 1~2가지 모델을 실제 크기로 그려보는 1대 1 테이프 드로잉,
점토를 사용해 실물 크기로 제작하고 모든 외관및 내장 부품까지 만들어
보는 1대 1 모델링 등이다.

여기까지 왔다고 일이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스케치나 모델링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디자인의 문외한인
최고 경영진을 설득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들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품평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고비를 넘긴다.

이후에는 최종 승인받은 모델을 컴퓨터를 통해 도면화해 금형팀으로 이관한
뒤에야 일련의 작업이 완결되는 것이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