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고 사업자들은 경영난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제주지역 무선호출사업자인 제주이동통신은 지난 7일 제주지방법원에
화의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충남의 신원텔레콤은 지난 7월 화의, 부산의 부일이동통신은
9월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밖에 가입자수가 1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지역 사업자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삐삐사업자들이 경영난을 겪는 것은 가입자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말 1천5백20만명에 이르렀던 삐삐가입자수는 지난 8월말
1천1백8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더구나 시간이 갈수록 가입자 감소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달 계약해지자는 올해초 30여만명선에서 지난8월에는 64만명으로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말 삐삐가입자는 1천만명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IMF 한파로 시장이 위축된데다
이동전화에 의해 시장을 크게 잠식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저가를 앞세워 삐삐 가입자를 끌어간데다
이동전화에서도 음성사서함 무선호출등 삐삐의 고유 서비스들을 제공, 삐삐
고유의 서비스 영역마저 무너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무선호출 사업자들은 시장을 되찾기 위해 11월부터 상품세일등 다양한
실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페이징"서비스에 나서고 내년부터 양방향
무선호출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들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내년 중반께면 무선호출사업의 회생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만약 이들 서비스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면 삐삐사업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서울이동통신과 나래이동통신등 서울지역 사업자들이 다른 지역
사업자를 인수합병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 김철수 기자 kc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