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영화제가 IMF한파로 후원사를 찾지 못해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올해로 36회째를 맞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종상영화제는 개최시기를 내년
3월로 연기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대종상이 해를 넘겨 열리게 된 것은 지난해 후원사였던 (주)쌍방울이
법정관리를 받게 돼 올해엔 지원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후속스폰서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

영화제를 주최하는 영화인협회는 자체적으로 개최준비를 하다가 불황으로
올해 영화제작편수마저 줄어들자 개최시기를 연기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영화제 개최장소도 무주리조트에서 서울로 변경됐으며 행사규모도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4개월 가량 늦춰진 올12월
열릴 예정이다.

부천영화제는 지난해 대형 적자를 기록, 개최가 불투명했지만 일단 시작한
영화제를 중단할 수 없다는 여론때문에 개최를 강행하게 됐다.

주최측은 올해엔 소모성 이벤트를 일체 마련하지않고 영상문화 중심으로
내실있게 영화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도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예산
부족으로 애를 먹었다.

주최측은 25억원이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시내의 소규모 자영업소나
유명인사에게까지 후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