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27)는 "욕심"이 많다.

노래 연기 방송진행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이다.

한 분야의 활동만으로는 자신의 "끼"를 다 발산할수 없는것 같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가수다.

그가 폴리그램과 전속계약을 맺고 지난 8월 내놓은 4집앨범 "인비테이션"의
타이틀곡 "포이즌"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8월중 이 음반의 판매량은 20만장에 육박했다.

한달성적으로 치면 단연 1위다.

"주영훈 박진영 이현도 등 능력있는 음악인들과 함께 만든 음반이라 기대가
컸어요.

다행히 팬들도 성원해줘 더할수 없이 행복해요"

포이즌의 인기비결은 한번만 들으면 귀에 익는 선율과 그의 가창력에 있다.

깔금하고 청순한 소녀의 이미지속에 도사리고 있는 "관능미"도 빼놓을수
없다.

그의 이런 모습은 대물림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중학교 음악교사였어요.

가끔 뒷동산에 올라 트럼펫을 불던 아버지는 늘 외로움에 떨면서도 "끼"를
주체못하던 그런 분이셨대요"

아버지는 그가 6살 되던 해 세상을 등졌다.

당연히 살림이 궁색해졌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MBC합창단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결혼이야기"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등 틈틈이
스크린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던중 가수로서 성공할 기회를 잡은 것은 탤런트 최진실을 만나면서부터.

"최진실언니가 TV에 나가 불러야할 노래를 지도했어요.

이를 계기로 가까워진 최진실언니가 저의 가수 데뷔를 적극 뒷받침해
주었지요"

93년 1집앨범 "눈동자"를 내고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96년 2집앨범의 "슬픈 기대" "하늘만 허락한 사랑"이 연속히트했고 지난해
발표한 3집앨범의 타이틀곡 "배반의 장미"는 그를 톱가수 반열에 올려놓았다.

가수활동외에도 영화 TV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연기인으로서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연기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한게 사실입니다.

연기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노래를 포기할수는 없어요"

매일 2시간씩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엄정화의 가요광장"(KBS 2FM)을 포함,
빡빡한 출연스케줄을 소화해내면서도 그는 요즘 댄싱팀 "이벤트 꾼"의
전용연습실에서 댄스팀과 호흡을 맞추는데 몰두하고 있다.

11월말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갖는 첫 개인콘서트를 기다리는 자신의
노래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