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국제 공조가 언제쯤 가시화될
것인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국들은 8일 폐막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IBRD) 총회를 전후해 경기부양을 둘러싼 의견 조율을 시도했다.

내달중 런던에서 개최될 G7 정상회담도 경기부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 일본의 입장 선회 =미국 IMF 등의 경기부양 압력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던 일본이 최근 경기를 살리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사상최대 규모인 30조엔(약 2천2백20억달러)의 경기부양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민당은 특히 금융분야에 올해 총 10조엔의 공적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등
금융시스템 건전화에도 적극 나섰다.

일본은 또 지난달 30일 발표된 "미야자와 플랜"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경제 회복을 위해 3백억달러를 풀기로 했다.

현재로서 경기부양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다만 일본이 아시아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엔화의 국제화도
추진하고 있어 미국이나 IMF가 이를 얼마나 용인해 줄지 관건이다.

일본은 아시아지원을 엔 국제화에 연동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 G7 금리 공조 인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7일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내년 크게 악화될 것"이라며 "신용경색으로 건실한
기업들까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FRB가 내년봄까지 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할 것"으로
해석했다.

8일 영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독일과 프랑스 등도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할 움직임이다.

영국은 이날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독일의 한스 티트마이어 중앙은행총재도 "세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적절한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독일 금리가 3.3%선인 만큼 추가 인하 여지가 적다는 입장이다.

프랑스의 미셸 알베르 중앙은행 통화위원회 위원은 "프랑스에서 금리인하는
더 이상 금기사항이 아니다"고 밝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 G7 정상회담 =빠르면 다음달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회담은 국제 공조체제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긴급 G7 정상회담은 금리인하 등 경기대책 외에도 국제 금융시스템 개편
등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