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수원인테체인지에서 수원시 방면으로 10분가량 자동차를
달리다보면 20층짜리 고층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팔달구 인계동
매탄택지개발지구가 나온다.

여기에서 단지외곽을 지나는 왕복 8차선도로 건너편을 바라다보면 인계성당
건물 바로옆에 부드러운 질감의 단독주택이 한눈에 들어온다.

찰흙을 곱게 발라 물들인 듯한 자연스런 외관의 집이다.

이 단독주택은 성당의 신부들이 사용하는 사제관.

사제관이 주는 무겁고 장중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7월에 완공된 이 집의 외관이 목조주택과 같이 부드러운 질감을 표현
하는 것은 이 성당의 홍창진 주임신부가 콘크리트 외벽에 단열재(스티로폼)를
대는 드라이비트공법을 채택했기 때문.

홍신부가 사제관을 드라이비트공법으로 지은 이유는 건물의 외형을 한껏
뽐내면서도 비용을 절감하귀 위해서 였다.

또 색상이 뚜렷한 인근 아파트 단지와 조화를 이루려는 것도 또다른 이유
였다.

신부들이 숙식을 해결하고 독서와 묵상 공부를 하는 2층구조로 된 이 사제관
의 부지와 건축면적은 각각 1백평.

독서실과 거실 각 1개씩과 방 9개로 구성돼 있다.

사제관의 건물외벽 40.2평을 드라이비트공법으로 마감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평당 10만원(인건비 포함)이었다.

드라이비트마감을 포함한 총 건축비는 평당 3백만원씩 3억원이 들었다.

건축비용은 20%이상 덜 들었다는 게 이 집의 마감공사를 시공한 (주)효성
드라이비트관계자는 말이다.

드라이비트공법으로 마감한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우선 냉난방 등 관리비가 일반벽돌집에 비해 약 40%가량 덜 든다.

한여름에도 30분 정도만 에어컨을 켜면 냉방효과가 2시간이상 지속됐다.

인근 지역에 미친 파급효과도 적지 않았다.

사제관 바로 옆에 새로 완공된 원룸주택도 사제관의 영향을 받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졌으며, 길건너 편에 신축중인 2층 단독주택도 이 공법이 채택
됐다.

"사제관하면 무겁고 권위적인 선입감에 일반신도들이 잘 찾지 않는데 이곳은
밝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그런지 일반신도는 물론 청소년들도 거리낌없이 찾아
와 대화하며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다"며 "전국 사제관중에서 신부들이나
신도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사제관이 됐다"고 홍신부는 대단히 만족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