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을 겨냥, 단기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의 9.30 조치이후 시중자금
흐름이 바뀌고 있다.

투신사로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1개월~3개월 만기인 머니마켓펀드(MMF)
보다는 3개월~6개월짜리인 단기공사채 수신이 크게 늘어나는 등 자금의
"초단기화" 현상이 무뎌지고 있다.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은 회사채와 금리차이가 줄어든 국채
입찰에 대거 참여하는 등 채권시장도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30일 콜금리를 7.1%대로 떨어뜨린 뒤 10월1일 하루
동안 투신사에 5조6천2백34억원의 돈(주식형 제외)이 몰렸다.

이틀동안 흘러간 돈이 9월 한달동안 증가액(10조6천5백48억원)과
맞먹는다.

투신사 수신고 잔액(1백63조8천7백77억원)은 처음으로 은행 신탁계정
(1백60조2천5백50억원)을 앞질렀다.

단기자금 가운데서도 3개월미만 초단기자금인 MMF는 7천9백24억원 불어났다.

3개월이상 6개월미만인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들어온 신규자금은
4조1백38억원에 달해 증가폭이 훨씬 컸다.

단기자금의 운용기간이 소폭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콜금리가 연 6%대로 하락함에 따라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투신사들이
MMF 판매를 자제한 것도 이같은 추세를 심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도 콜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채입찰에 대거 몰리고 있다.

투신사에 이어 종금사들도 예금을 거절함에 따라 운용수단이 제한된 때문
이다.

지난 7일 국채관리기금채권 입찰에는 63개 기관이 응찰, 낙찰금리가 연
10.47%로 결정됐다.

이날 회사채유통수익율은 연 10.65%로 끝나 국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떼일 위험이 없는 국채 입찰을 더욱 늘린다는 입장이다.

권정현 한은 금융시장부장은 "당분간 통화공급을 빡빡하게 운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혀 금융기관간 자금 떠넘기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