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나무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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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에는 6백86채의 단독주택이 있다.
이 가운데 한집을 제외한 나머지의 담장은 모두 1m이하다.
특별한 규정은 없다.
주택단지 조성 초기 일제히 담을 낮춘 결과 건축관행으로 굳어졌을 뿐이다.
얼마전 몇집이 방범을 이유로 담을 올렸다가 주변의 항의에 따라 내렸다.
이때문에 시에서는 가능한한 담을 높이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펼친다.
담은 은폐와 단절, 경계의 상징이다.
감추거나 숨길 것, 차단해야 할 것이 없으면 필요없는 게 담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감옥과 소문난 부촌의 담이 높은 건 막아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골학교에는 담이 없다.
나무 울타리가 고작이다.
달동네에는 담도 울도 없다.
서울시가 내년부터 4년동안 공공기관 1백곳의 담을 생울타리로 바꾸겠다
한다.
담장 자리에 나무를 심어 시민을 위한 휴식과 만남의 장소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시범적으로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시청 서소문별관의 담 한쪽을 헐었다.
축대위의 담을 없애고 철쭉 문주란 등 나즈막한 나무와 꽃을 심어 지나는
사람이 기분좋게 시청 안마당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공공기관의 테두리를 나무울타리로 가꾼다는 발상은 신선하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의 담장이 단순한 물리적인 것에 그쳐선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한걸음 더 나아가 관과 민 사이에 놓인 눈에 안보이는 담장까지 허무는
계획을 포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관공서, 특히 민원업무 취급처의 담장은 아직도 너무 높다.
시청 구청은 물론 법원 경찰서도 시민 구민을 위한 곳이다.
괜스레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뒤
조심스레 들어가야 하는 곳이어서는 곤란하다.
멀쩡한 담을 헐고 돈을 들여 나무를 심는다는데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왕 하기로 한 일이라면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무는 심는 것 못지 않게 가꾸는 게 중요하다.
수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휴식공간 조성에도 신경써야 한다.
생울타리 조성은 단순한 나무심기가 아니라 열린사회 지향의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
이 가운데 한집을 제외한 나머지의 담장은 모두 1m이하다.
특별한 규정은 없다.
주택단지 조성 초기 일제히 담을 낮춘 결과 건축관행으로 굳어졌을 뿐이다.
얼마전 몇집이 방범을 이유로 담을 올렸다가 주변의 항의에 따라 내렸다.
이때문에 시에서는 가능한한 담을 높이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펼친다.
담은 은폐와 단절, 경계의 상징이다.
감추거나 숨길 것, 차단해야 할 것이 없으면 필요없는 게 담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감옥과 소문난 부촌의 담이 높은 건 막아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골학교에는 담이 없다.
나무 울타리가 고작이다.
달동네에는 담도 울도 없다.
서울시가 내년부터 4년동안 공공기관 1백곳의 담을 생울타리로 바꾸겠다
한다.
담장 자리에 나무를 심어 시민을 위한 휴식과 만남의 장소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시범적으로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시청 서소문별관의 담 한쪽을 헐었다.
축대위의 담을 없애고 철쭉 문주란 등 나즈막한 나무와 꽃을 심어 지나는
사람이 기분좋게 시청 안마당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공공기관의 테두리를 나무울타리로 가꾼다는 발상은 신선하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의 담장이 단순한 물리적인 것에 그쳐선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한걸음 더 나아가 관과 민 사이에 놓인 눈에 안보이는 담장까지 허무는
계획을 포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관공서, 특히 민원업무 취급처의 담장은 아직도 너무 높다.
시청 구청은 물론 법원 경찰서도 시민 구민을 위한 곳이다.
괜스레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뒤
조심스레 들어가야 하는 곳이어서는 곤란하다.
멀쩡한 담을 헐고 돈을 들여 나무를 심는다는데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왕 하기로 한 일이라면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무는 심는 것 못지 않게 가꾸는 게 중요하다.
수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휴식공간 조성에도 신경써야 한다.
생울타리 조성은 단순한 나무심기가 아니라 열린사회 지향의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