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부진에 시달리던 반도체장비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해외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수출시장개척에 주력해온 이들의 노력이 지난 여름을 넘기면서 서서히 성과
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말까지 2백50만달러어치의 반도체용 석영제품을 수출했던 원익석영
(대표 이용한)은 최근 미국.대만.일본 등에서 주문이 늘어 연말까지 4백만
달러어치를 수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말 대만과 미국지역에 합작공장을 건립한 이 회사는 미국 현지의
삼성.현대 등의 공장과 외국업체에 대한 공급도 본격화, 내년에는 수출물량을
8백만달러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유일반도체(대표 장성환)도 지난 5월 세계최초로 개발한 초고속 모듈
테스트 핸들러를 대만 등의 외국업체에 보내 성능검사를 거쳐 지난달 1차로
3백50만달러어치의 주문을 받아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대만.영국업체들과 구체적인 추가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테스트용 보드 전문생산업체인 삼호엔지니어링(대표 신명순)은
자사가 개발한 더트보드(하이 픽스)제품을 상반기에는 대만 등에 소량 수출
했다.

그러나 9월이후에는 매달 15만~20만달러씩 주문이 들어와 연말까지는
수출액이 1백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들어 수출시장개척에 매진했던 신성이엔지(대표 이완근)는 지난달 대만
사운드에어인더스트리얼과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계약을 체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합작회사에 팬필터 유니트 클린룸장비제작에 관한 기술도 수출,
기술이전료(6백만대만달러)와 경상기술료(향후 매출액의 1.5%) 수입을 함께
확보하게 됐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차세대 화학증착기술로 꼽히는 유기금속
화학증착(MOCVD) 장비와 고밀도 플라즈마(HDP) 화학증착장비를 잇달아
개발한 여세를 몰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에 9백만달러어치를 대만에 수출한 것을 포함 3백3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수출 1천2백만달러를 포함 매출실적이 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노웅 기자 woong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