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3차 국제 입찰이 12일 마감된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 대우 삼성은 물론 2차 입찰때 응찰을 포기했던 포드도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부채탕감등의 조건을 각 업체가 직접 써내도록 돼 있어 모든 업체가
채권단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조건을 달지 않는한 유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응찰자격은 현대 대우 삼성 포드 GM 등 5개사가 갖고 있으나 GM이 응찰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제 응찰업체는 4사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업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삼성.

삼성은 2차 입찰이 끝나자마자 바로 3차 입찰 준비에 나섰다.

특히 이대원 삼성자동차 부회장이 유럽과 미국 출장에 나서 외국업체들과
잇단 접촉을 시도하고 있어 기아 입찰을 앞두고 제휴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포드 및 피아트와 제휴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문이 있으나
입찰서류 제출일까지 제휴가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삼성은 일본의 종합상사인 닛쇼이와이,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삼성 계열사, 부품업체 등 이미 구성된 60여개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입찰에 뛰어들 전망이다.

현대도 이번 입찰에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그룹 차원에서 입찰에 뛰어들 경우 삼성도 안정권에 놓였다고는 볼 수
없다.

현대는 1차 입찰때는 현대자동차가 단독으로 입찰준비를 했으나 2차 입찰
때는 그룹과 함께 준비를 했다.

따라서 3차 입찰에도 그룹이 어떤 형태로든 입찰에 간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계열사들이 컨소시엄에 뛰어들 경우 기아를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어 현대의 컨소시엄 구성 여부가 관심사다.

대우는 그동안 주장해온 실사를 통한 대규모 부채탕감에 채권단이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승부''를 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포드의 움직임은 아직 미지수다.

최근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국대사와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의회장이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찾아가 포드의 기아인수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포드가 공개경쟁에 뛰어들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포드가 입찰에 뛰어들더라도 내세울 조건이 1차 입찰때 제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삼성이나 현대를 제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따라서 3차 입찰은 현대와 삼성의 박빙 승부로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기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좋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3차 입찰 결과가 삼성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