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시 "알 수 없는 골프"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공식대회 5라운드동안 무보기골프를 펼치던 박세리(21,아스트라)가 98토너
먼트 오브 챔피언스대회 3라운드(10일.미알라바마주 그랜드내셔널GC)에서는
보기만 7개 범하며 무려 79타를 쳤다.

합계스코어는 이븐파 2백16타.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였던 포지션은 졸지에 선두(켈리 로빈스)와 10타차인
공동 12위가 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은 별문제 없는 것 같은데 오늘은 웬지 모르게
되지 않았다"

박의 이같은 코멘트는 "집중이 안됐다"는 의미가 된다.

그녀의 보기 7개는 모두 쇼트게임부진이었다.

전홀 파온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할때 그린사이드에서의 붙이기 및
그후의 퍼팅이 스코어를 좌우하게 마련.

그런데 박의 이날 쇼트게임은 두가지가 다 안됐다.

치핑후 버디를 노려야 하는 홀(4백57야드짜리 파5홀인 4번홀)에서 뒤땅을
치며 11m 롱퍼팅을 해야했고 거기서 1m 파퍼팅까지 빠뜨리며 보기를 하는 식.

나머지 보기들도 대부분 그린사이드 치핑이 홀을 2~2.5m 벗어났고 그 파퍼팅
을 죄다 놓치는 형태였다.

총 퍼팅수는 35개나 됐다.

<>."왜 집중이 안됐고 왜 보기를 7개나 했느냐"는 누구도 모를 것이다.

아마 박세리 자신도 설명이 힘들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추측은 가능하다.

즉 "정상정복과 더불어 박의 겁없는 골프시대가 종막을 고하고 이제는 다른
톱프로들과 똑같이 우승의 압박감과 싸우는 골프"가 된 것.

4승까지의 박세리 골프는 2라운드정도에서 우승이 보인다하면 더 신나서
기회를 붙잡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미 스타덤에 오른 시즌 종반부터는 오히려 3~4라운드가 부진한
흐름.

박은 9월 중순의 세이프코클래식에서도 2라운드선두였다가 3,4라운드에서
74,75타를 치며 물러났었다.

결론적으로 박세리골프도 이제 일반화 돼간다는 의미.

10년, 20년을 뛰어야하는 LPGA투어 골프는 모두 박과 같은 과정을 밟는
것으로 봐야한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