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폭락(엔화 폭등)에 이어 미국과 유럽의 국채가격도 급락,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동안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각광받으면서 강세를 보여온
선진국의 국채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11일 말했다.

엔화가 폭등한 지난 9일 30년물 미 재무부 채권가격(액면가 1천달러)은
하루사이에 20달러나 폭락했다.

이에따라 지난주초 4.70%이던 수익률은 5.13%로 뛰어 올랐다.

유럽 국채 선물시세도 이날 하루동안 2%나 떨어졌다.

시장을 안정시키기위해 미국 연준리(FRB)와 영국 중앙은행이 긴급 시장개입
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으로 국채가격 하락세가 진정된 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크게 값이 떨어진 것은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화 붕괴및 엔화 폭등의 외환시장 급변으로 큰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이 엔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보유 공채를 팔아
치움으로써 이처럼 국채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이 국채 매도에 나서자 불안을 느낀 일반 투자자들도 앞다퉈
장기국채를 현금화하고 있어 국제 금융경색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시장 분위기는 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일"이라며
세계 금융파국에 대한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