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기 최고덕목인 외자유치와 합병, 고용안정을 한꺼번에 꾀하려고
뛰는 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 행장은 지난 9월 8일 구자정 보람은행장의 손을 잡고 두 은행의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발표를 전후로 가장 놀랄만한 일은 하나은행 직원들의 반응이었다.

수십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형식으로 은행을 떠났음에도 남은 사람들은 내색을
않고 제자리를 지켰다.

다른 합병은행들처럼 노사간 파열음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은행을 떠나게 된 많은 직원들이 김 행장 방을 찾았다.

김 행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김 행장은 서로를 믿고 아끼는 기업문화를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 행장은 1천7백여명에 달하는 직원이름을 거의 외고있다.

최근 인수한 충청은행 직원들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어느 금융인보다 위험을 잘 감지한다.

끊임없는 연구 덕이다.

그는 자동차산업과 호텔업에 관한한 전문가 수준이다.

하나은행 안에서 널리 알려진 얘기가 있다.

지난 95년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신차를 발표할 때다.

김 행장은 당시 자동차업계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해 여신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식견이 없었다면 이런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종금사 리스사에 대한 여신도 마찬가지.

한보사태가 터진 직후 김 행장은 이들 금융권이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대처해 나갔다.

하나은행이 퇴출리스사에 10억원안팎을 물린 것도 이런 사전조치에 힙입은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