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급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자 대세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부풀고 있다.

엔화강세(달러약세), 국내외 금리하락, 원자재가격 안정이라는 "신3저"가
찾아와 국내 경기회복 여건이 착착 마련되고 있다는게 그 배경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직 대세상승을 거론하기 이르다"는 분석과 "이미 대세
상승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박영철 현대증권 투자분석부장 =현재 국면은 지난 85~89년의 대세상승기
를 앞둔 83,84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처럼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안정세, 달러약세, 각국의 금리인하를
비롯한 경기부양책 마련 등으로 국내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4.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선후 주가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

주가가 지난 83년 바닥이었을 때보다 더 싸다는 점도 낙관적인 요소다.

전체 상장종목수는 늘었는데도 지난 83년 연말보다 주가가 높은 종목이
4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 김헌수 메릴린치증권 조사담당이사 =대세상승을 점치기는 너무 이르다.

다만 큰 폭의 하락이 없는 금융장세적인 성격의 장세로 해석해야 한다.

국내 경기가 돌아서고 있다는 어떤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금리인하는 이제서야 그들이 경기침체를 인식했다
는 얘기다.

국내의 경우 금리하락 효과는 대개 6개월후에 나타난다.

금리하락으로 기업부도리스크가 줄어들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설사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그 속도는 예년보다는 매우 느릴 것이다.

국내 금리는 인하됐지만 기업들의 잉여시설과 부채과다로 설비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

결국 경기부양이나 금리인하로 돈을 풀어도 수출이나 내수회복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해외여건도 아직 너무 불안하다.

<> 김지환 제일투신 운용본부과장 =선진국의 금리인하 공조체제, 엔화강세
등의 여건변화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내 경기회복에 청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오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자산가치하락)현상을 반영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것은 실물경제가 점차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투자자금이 틈새시장을 찾아 미국을 떠나고 있는게 그 증거다.

이처럼 외부상황이 불투명한데 국내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
기에는 너무 위험스럽다.

현 수준에서 주가 대세상승을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다.

최근 주가가 오른 것은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단순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