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 4번"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이 담긴 음반(RCA.2CD)이 나왔다.

백건우가 도전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곡녹음의 완결판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모스크바 현지에서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 교향악단(지휘
블라디미르 페도셰예프)과 함께 4개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녹음했다.

동양인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곡을 녹음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때 녹음한 협주곡 1, 2번을 담은 음반은 지난 3월 먼저 선보여 주목
받았다.

그는 이번 음반에서도 라흐마니노프가 엮어놓은 러시아 특유의 서정성을
명료하게 풀어헤치고 있다.

섬세하고 진지하며 낭만적인 그의 곡해석은 페도셰예프의 어둡고 가라앉은
오케스트라 음색과 적절히 어울려 새로운 라흐마니노프를 빚어내고 있다.

특히 협주곡 3번의 연주는 긴박감과 고요함이 균형을 이루어 관조적이면서도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러시아적 색채를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또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은 뚜렷하고 강한 타건과 역동적이면서도
유려한 연주가 매력적이다.

그는 11월15일 내한공연하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지휘 미하일
프레트네프)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