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송사에 휘말리는 걸 제일 싫어합니다.

특히 재판은 한쪽은 이기고 다른쪽은 지게되는 일도 양도적인 측면이 강해서
자칫하면 재판을 했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법은 재판 말고도 여러가지 분쟁해결방법을 두고 있는데 오늘은
그중에서 조정에 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수원에 사는 장씨의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집을 한채 남기셨습니다.

장씨 형제는 4형제인데 장남인 장씨가 그 집을 다가지되 다른 형제들에게는
장씨가 각각 3천만원씩을 주기로 했습니다.

장씨가 상속등기를 하려고 동생들에게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을 달라고 하자
막내동생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돈을 더주지 않으면 상속등기에 협조하지
않겠다면서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장씨는 동생의 태도가 괘씸해서 재판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돈 때문에 재판을
하면 형제간의 우애가 망가질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
입니다.

장씨는 우연히 주변사람들로부터 조정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들었는데 조정은
어떻게 신청하는 것인지, 장씨와 같은 사건을 과연 조정에 회부할 수 있는
것인지 물어오셨습니다.

장씨처럼 형제간의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서로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을 하기 전에 민사조정
제도를 이용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재판을 하면 명쾌하게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는 하지만 재판에 서진 사람에게
는 상당한 감정의 앙금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조정제도를 이용한다면 법원에서 당사자들을 설득해서 서로 원만한
선에서 화해를 하도록 하기 때문에 훨씬 더 감정을 상하지 않고 분쟁을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민사조정제도를 이용하려면 우선 조정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조정신청은 구두로 할 수도 있지만 법원의 민원창구에서 문의하면 무료로
신청서를 작성해 줍니다.

조정신청서에는 자신과 상대방의 이름과 주소, 조정을 신청하는 취지와
분쟁의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고 증거서류가 있으면 이를 첨부해서 제출하면
되고 이때 조정을 신청하는 금액의 1000분의1만큼을 수수료로 내야 됩니다.

조정절차는 보통 한두차례로 마무리되는데 양쪽의 의견을 판사가 들어보고
합의를 유도하고 만일 합의가 되지 않으면 판사가 강제로 조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정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는데
조정조서를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게 됩니다.

만일 조정결정에 대해서 불만이 있으면 결정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을 하면 정식재판이 열리게 됩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