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의 모임"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끄러움이 앞서는 산악회.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아톰산악회"는 순수 아마추어들의 모임이다.

결성된 지도 5년밖에 안됐다.

여느 산악회처럼 눈에 띄는 기록(?)도 없다.

하지만 그만큼 "겸손함"을 갖춘 동아리다.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너와 내가 하나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연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소중히하는 회원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산악회 이름인 "아톰"은 지난 93년 창립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 전까지는 가칭 "하나회"라 불렀다.

재단이 설립된지 얼마 안돼 이질적인 요소를 극복하자는 뜻에서 붙인
것이다.

그러나 원자력문화재단의 설립목적을 담을 수 없을까 하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계속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뭔가 메시지를
담아야 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마침내 "아톰"이란 이름 속에서 화학적결합을 통해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모임출범 초기에는 재단도 설립 초창기라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산악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송재 행정관리팀 과장이 월급날이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회비를 거둬야 했다.

이 과장의 노고는 지금 생각해도 고맙기 그지 없다.

당시 재단이사장과 전무도 우리 모임의 열렬한 후원자였다.

회사차원에서는 못하더라도 부하직원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을 돕지 않을 수
없다는 마음에서였다.

산행에 나서는 날이면 손에 쥐어주던 격려금은 금액을 떠나 뭉클한 감동을
전해줬다.

이제는 재단이 뿌리를 튼튼히 내려 물심양면으로 우리 산악회를 돕고 있다.

아톰산악회는 1년에 4차례 정기산행을 한다.

지방에 축제가 있거나 특별행사가 열리면 일부러 인근 산을 오르기도 한다.

산이 좋아 가는 거지만, 각 지방의 전통음식이나 문화를 접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

산행보다 이런 경험을 더 중시하는 회원까지 있을 정도다.

그래서 한번 "해외"로 나가보자는 회원들의 성화가 대단하다.

올 겨울에는 한라산 등반을 생각하고 있다.

눈 내린 백록담이 눈앞에 선하다.

그 곳에서 회원들과 축배를 들리라.

신광열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문화진흥실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