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런던 정치경제대(LSE)학장 앤서니
기든스 교수는 12일 "환투기는 세계 경제를 운용하는 효과적 방법이 못되며
자본주의의 정의에도 어긋난다"며 "세계중앙은행과 같은 새로운 경제 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좌우 대립을 넘어선 "제3의 길"로 유명한 기든스 교수는 이날 기자와 만나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이 있지만 역할과 기능에서 한계가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든스 교수는 자신이 주장한 제3의 길을 한국에 적용하는 문제와 관련,
"제3의 길은 좌우구분을 넘어선다는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좌우구분을 뛰어넘는 명제를 제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든스 교수는 또 한국의 개혁과 관련, "정당한 지도력과 능률적인
관료조직만으로는 국가적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서 "시민집단으로
이뤄진 제3의 분야와 동반자 관계를 정립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발전이 가져다준 혜택을 한층 더 전개하는 동시에 발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극복하는 의미의 성찰적 근대화가 시급한 과제"
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든스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예방, 김대중 대통령에게 런던
정경대 명예교수 수여증을 전달했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