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정보시스템을 통해 상품판매정보를 공유, 경비를
줄이는 제판동맹이 가격경쟁력을 위한 화두로 떠올랐다.
갈수록 높아만가는 다국적기업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제판동맹이 각광 받은 때는 대형할인점인 월마트와 생활용품업체인 프록터
앤드갬블(P&G)이 판매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한 90년대초부터.
P&G는 당시 소매상과 도매상을 거쳐 올라온 주문량이 매월 들쭉날쭉해
고민했다.
주문량이 매월 제품의 인기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정하지 않은 재고는 경비의 증가로 이어졌고 가격경쟁력 하락을 초래했다.
P&G가 이 고민을 해결한 방법은 소매상인 월마트와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망을 직접 연결해 판매정보를 받기로 한 것.
월마트는 영업현황자료를 흔쾌히 공개하고 P&G는 적기납품으로 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ECR(효율적 소비자대응)로 불린다.
이에따라 P&G와 월마트는 적정재고를 유지해 비용을 10% 줄였다.
실시간으로 시장정보를 파악해 마케팅전략을 세우는 효과까지 얻었다.
이같은 월마트와 P&G의 제판동맹은 유통정보화를 실현해 양사가 함께 발전
하는 "윈-윈게임"의 모델을 제시했다.
월마트는 현재 1백10여개 업체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생활건강이 지난 4월말 유통업체와의 제판동맹에 나섰다.
유통업체의 주문내용을 부가가치통신망(VAN)을 통해 곧바로 받아 제품을
당일 배달하는 크로스도킹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것.
그러나 국내에서 제판동맹이 자리잡기까지는 아직도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 유통전문가들의 견해다.
유통업체의 폐쇄성과 정보화에 대한 투자 및 인력의 문제가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체는 판매정보를 내놓는 것이 세금 등 여러면에서 손해를 자초
한다는 피해의식을 버려야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