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적용될 국제기준으로 볼때 은행이 갖고 있는 부실채권은
2백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 6월말을 기준으로 집계한 금액(1백11조원) 보다
80% 많은 규모다.

금융권 전체 부실채권은 3백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기준이란 차입자의 원리금 상환능력이 없으면 부실채권으로 간주
하는 여신분류 방법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를 내년부터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남주하(남주하) 연구위원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국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부실채권 규모 추정과 축소 방안" 심
포지엄에서 "부실채권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64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부실채권 정비계획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리금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보면 은행권의 경우 부실채권
비중이 38.9%에 달해 모두 2백조9천억원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도 99조9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남 연구위원은 "금융권 전체 3백조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재정자금만으로
정리할 수 없다"며 "금리 인하,인건비 및 부채비율 축소 등 경제환경
개선을통해 부실채권을 건전채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상태에서 금리를 3% 포인트 낮추고 인건비와 기업부채비율을
각각 10% 포인트와 50% 포인트 축소하면 부실채권 규모는 1백조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 기업퇴출을
유도하고 나머지는 가능한 한 회생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설 기자 yskw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