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특송회사로 지구촌을 누비는 미국 페덱스(FedEx).

이 회사는 서류나 물품배달을 맡으면 한차례의 실수도 없이 정시
(Just-In-Time)에 고객의 "문앞"까지 가져다주는 서비스로 명성을 얻고 있다.

페덱스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정확한 배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이 회사가 보유한 6백8대의 전용 항공기나 4만5백대에 이르는 화물차 때문이
아니다.

일선 영업 담당자의 손에 쥐어진 초소형 컴퓨터 "슈퍼트랙커"와 자체
통신위성이 만들어낸 완벽한 물품배송정보통신망 덕분이다.

이 회사의 배달원은 슈퍼트랙커로 우편물 위에 붙은 바코드를 읽어낸다.

목적지와 배달일시 및 배달원의 이름 등이 그대로 입력된다.

이들 정보가 입력된 슈퍼트랙커를 화물차안에 있는 컴퓨터와 접속하면
우편물정보는 통신위성을 타고 발송센터에 그대로 전달된다.

또 화물차량엔 위성송수신기가 달려 있어 트럭이나 컨테이너의 위치를
30m범위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어디에서나 우편물의 현재 위치와 배달경로가
곧바로 확인된다.

어떤 물품이라도 배달시간에 늦지 않게 정확한 장소로 가져다 주는
차원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무기인 것이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융합이 가져온 첨단경영의 모습이다.

컴퓨터가 개발된지 약 50년만에 기술은 진보를 거듭해 지금은 손바닥만한
PC까지 나왔다.

여기에 지구촌 구석구석을 잇는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전달 속도도 놀라울 만큼 빨라지고 있다.

40쪽 분량 신문 2개월치에 달하는 정보를 단1초에 주고받는 정보고속도로도
구축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제 기업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활동을 벌일수 있게
됐다.

기업경영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축으로 하는 정보기술(IT)이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조류다.

이 물결은 기업의 존망을 결정하는 거대한 파도로 닥쳐 오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예전의 묵은 경영구조로는 생존마저 위협받게 된 것이다.

이같은 경영혁신의 실천수단은 IT솔루션들이다.

다양한 IT솔루션들이 이미 경영의 틀을 상당부분 바꿔 놓고 있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는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생산 자재 회계 인사관리업무를 일관된 네트워크로 통합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획기적인 생산성향상과 인력절감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또 뒤죽박죽 섞인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첨단창고에 보관, 사용자들이
언제든지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웨어하우징(DW)도 새로운
업무처리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미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업체나 금융기관 등이 유익하게 활용하고 있다.

DW는 ERP나 컴퓨터전화통합(CTI) 등과 연계돼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전자결재나 전자우편을 통해 종이없는 사무실을 실현할 수 있는
"그룹웨어"는 ERP 등을 구축하는 밑거름이 된다.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도 종이없는 사무실을 만들어 업무효율을
높인다.

대리점이나 협력업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공급업체관리(SCM)나
생산정보관리(PDM) 솔루션들도 등장했다.

서류없는 무역시대를 여는 전자문서교환(EDI)이나 표준화된 정보를
공유해 고객과 거래기업들을 이어주는 생산조달운영정보시스템(CALS)도
혁신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CALS는 광속상거래라고 불리기도 하며 국방 건설 등에 활용된다.

안전한 디지털 전자 거래를 위한 정보보안 솔루션도 혁신의 도구들이다.

이들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IT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첨단화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산업무를 전문 기관에 맡기는 아웃소싱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별 기업의 차원에선 어떤 IT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컨설팅뿐 아니라 IT컨설팅도 필요하다.

또 다양한 IT기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업무절차개선(BPR)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특정 조직이나 업무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부저항이 따를
수도 있다.

새로운 업무와 시스템에 대한 장기간의 교육훈련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IT를 바탕으로 한 경영혁신의 전제조건들이다.

무엇보다 어떤 솔루션으로 경영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결정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개별기업에 적합한 IT기법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활용해 나가려면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IT전문가가 필요하다.

최고정보책임자(CIO)의 기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칸 항공(AA)의 최고경영자 로버트 크랜댈은 전세계를 잇는
예약시스템(세이버)과 항공사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차라리 항공사를
팔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IT는 경영혁명의 시작이자 과정이다.

무한경쟁시대에 기업이 살아 남을수 있는 해법은 IT에 들어 있다.

IT가 모든 기업의 혁신을 위한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