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혁명이 금융거래를 바꾸고 있다.

점점 더 편리한 금융거래방식을 창조해 내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IT혁명이 금융자동화를 낳았다면 90년대 IT혁명은 전자금융거래를
탄생시켰다.

전자금융거래 등장으로 고객들은 금융기관 영업점에 나가지 않고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전자금융거래는 전화(폰뱅킹 또는 텔레뱅킹)나 PC통신(PC뱅킹) 인터넷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한 금융거래를 말한다.

PC뱅킹은 이용자에 따라 개인이 쓰면 홈뱅킹, 기업이 쓰면 펌뱅킹이라
부른다.

증권회사 고객이 인터넷으로 주식을 사거나 파는 것은 홈트레이딩이라
한다.

전자금융거래 가운데 폰뱅킹과 홈뱅킹은 이미 자리를 굳혔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홈트레이딩과 인터넷뱅킹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 어디서든지 인터넷을 통해 거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시티은행을 비롯한 여러 은행이 이미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들어갔다.

독일 금융기관들도 지난해부터 잇따라 인터넷뱅킹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후지은행과 사쿠라 도쿄미쓰비시은행 등도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서비스를 시작한 은행은 없는 형편이다.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다.

국민은행이 내년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인터넷뱅킹을 준비중인 정도다.

그러나 일단 국민은행이 서비스에 들어가면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뢰도 높은 보안솔루션들이 잇따라 개발돼 국내 금융기관의 걱정을 덜어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 홈트레이딩은 국내에서도 이미 일반화되고 있다.

현재 9개 증권사가 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준비중인 곳도 많아 내년초에는 홈트레이딩 서비스를 하는 증권사가
2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금융거래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 추세로 볼 때 2000년대초에는 금융기관 창구를 통한 직접거래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뱅킹 출현은 전자금융거래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다.

전자금융거래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미 전체 금융거래의 20%수준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작한지 몇달 안된 홈트레이딩도 벌써 증권회사별로 거래비중의 5~10%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이 시작되면 전자금융거래 비중이 훨씬 높아질 건 당연하다.

한일은행의 경우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전체 전자금융 이용건수는 총
5천3백42만8천여건에 달했다.

하루평균 27만1천건이 넘는 셈이다.

이 은행에는 펌뱅킹을 포함한 PC뱅킹과 폰뱅킹에 모두 2백53만7천여명이
가입해 있다.

지난 95년 5만6천4백여명에 불과했던 것이 96년에는 90만4천1백27명, 97년엔
2백18만1천1백65명으로 늘었다.

종류별로는 펌뱅킹이 2천3백33만5천여건으로 폰뱅킹(2천3백10만9천여건)과
거의 비슷한 이용실적을 보이고 있다.

수수료가 싸다는 이점 때문에 펌뱅킹을 이용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얘기다.

나머지 은행들도 비슷하게 가입자와 이용건수 등이 매년 2배정도씩 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이다.

금융기관에 직접 가지 않아도 돼 시간이 절약된다.

금융기관 영업점이 붐비는 때라면 더욱 그렇다.

또 수수료가 싸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은행마다 조금씩 수수료가 다르지만 같은 은행 계좌끼리의 이체는 수수료가
없다.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내는데 드는 수수료도 금액에 따라 창구거래의 5분의
1이하다.

큰 금액을 송금하는 일이 많은 기업들이 특히 펌뱅킹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는 점도 전자금융거래의 매력이다.

PC뱅킹에 들어가면 금융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재테크에 도움이
된다.

대출상담도 할 수 있으며 조흥 등 일부 은행들은 경매정보를 서비스하기도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