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아시아자동차의 향방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입찰서류 마감직후 바로 응찰내역이 밝혀졌던 1.2차 입찰 때와 달리 3차
입찰에서는 응찰업체들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13일에는 인수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던 대우의 유력설이
갑자기 흘러나오는가 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현대 삼성 포드가 모두 강력한
후보업체로 거론될 정도로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 대우 유력설 =4개 응찰업체 가운데 대우자동차가 부채탕감 요구액을
6조원 가량 써낸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대우보다 1조원이상 부채탕감을
더 요구했다는 소문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대우는 입찰조건상 단연 1순위 낙찰자가 된다.

대우는 이같은 소문에 대해 "노 코멘트"다.

그저 "응찰준비를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얘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대우의 자금여력이 기아를 인수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들어 대우가 선두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대우가 가장 많은 부채탕감액을 써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 삼성과 현대의 가능성 =삼성의 인수 가능성은 1,2차 입찰때와 마찬가지
로 여전히 높다.

기아 처리 이후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논의한다는 재계의 합의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데다 기아를 인수하지 않고는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도
기아 인수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 놓고 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도 2차 입찰때와 마찬가지로 적정한 수준에서
응찰가와 부채탕감요구액을 제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은 2차 입찰때 6조원에서 7조원 사이의 부채탕감을 요구한 적이 있어
이번에 제시한 요구액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가 어떻게 나왔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1,2차 입찰을 유찰시키는데 현대의 입김이 가장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삼성과 비슷한 수준의 부채탕감을 요구했다"고 말하고
있다.

삼성과 "박빙의 게임"이라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현대가 8조원에 가까운 부채탕감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5조1천억원만을 써내 가장 유력하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어 이번
입찰에서 현대라는 변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포드 변수 =2차 입찰때 응찰을 포기했던 포드가 3차 입찰에 가장 먼저
입찰서류를 제출하자 포드를 주시하는 시선도 많다.

더욱이 정부가 포드의 인수를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루머마저 퍼지고 있다.

그러나 경쟁입찰에서 측면지원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포드가 낙찰되려면 다른 업체보다 부채탕감액을 낮춰 써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포드가 1차 때 주장했던 "적정부채 4조원"이라는 원칙을 고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