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꿈이 사라진다"

일본 벤처기업들이 잇달아 도산하고 있다.

매 앞에 장사 없다는 식으로 불황에 강하다는 벤처기업들도 장기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고 있는 것이다.

일본내 민간 신용조사기관인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까지 벤처육성자금을 지원받은 기업가운데 51개사가 도산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의 도산건수(58개)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95년에는 도산회사가 8개사에 머물렀다.

벤처기업의 이같은 도산러시는 은행의 대출기피및 회수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담보력이 부족하고 자본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벤처기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벤처육성회사인 도쿄 중소기업투자육성사가 투자한
A전기회사는 최근 거래은행의 융자거절 조치로 도산하고 말았다.

이 회사는 수표결재 당일 아침에야 은행으로부터 융자거절을 통보받았다.

도쿄중소기업투자육성사의 관계자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갑자기 1억엔의
융자금을 갚아라는 통보를 받은 벤처기업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버벌 당시에는 신문에 벤처기업이 소개될 경우 은행원들이 떼지어
몰려들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1백80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