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14일 "기업이 철저한 자구노력으로 재무구
조를 개선하면 정부도 기업부채의 출자전환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석은 이날 전경련 산하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서 "기업
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가 유일한 방
법"이라며 "기업이 이러한 노력을 확실히 보여줄 때 정부도 은행을 설득해
대출금의 출자전환(debt-equity swap)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워크아웃 대상기업의 경우 경영권을 포기하면 출자전환이 가능하
다고 덧붙였다.

김수석의 이날 발언은 그간 재계가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일관되게 요구
한 것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가 이를 수용할 뜻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수석은 기업의 외자유치와 관련,대상그룹이 가장 수익성이 좋은 라이
신 사업부문을 외국기업에 매각한 것이나 두산그룹이 주력업종인 맥주 사업
을 해외에 매각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그러나 "5대 재벌은 외자 유치계획을 많이 발표했으나 실제 이뤄진
것은 극히 미미하다"며 자구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수석은 또 "5대 재벌이 시중 자금을 독식해 자금 흐름이 막히고 있다"
며 "한시적으로 이들 대기업의 기업어음과 회사채 발행을 제약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고 말했다.

5대 그룹간 빅딜에 대해서는 "각 기업이 교환 대상 기업을 내놓은 것만으
로도 대단한 결심을 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밑에 있는 사람들에 맡겨서
는 절대 될 수 없는 일이며 총수들이 매일 만나서라도 반드시 해결할 문제"
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