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기업인수.합병)세계에선 비밀유지가 최고의 덕목으로 돼있다.

M&A대상과 투자규모 등은 그래서 대부분 계약이 끝난 다음에 알려진다.

최근 컨설팅회사를 통해 국내은행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미국의 금융그룹
베어스턴즈는 이런 점에서 몇가지 이해못할 행동을 보여줬다.

이들은 구체적인 투자대상은행도 언급했다.

서울 제일 상업.한일 조흥은행 등이다.

이는 남들이 거론하기를 금기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베어스턴즈는 홍보하고 다녔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분명치 않다.

그뒤 베어스턴즈는 예정대로 13일 호텔롯데에서 한국투자를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도 참석, 30여분간에 걸쳐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베어스턴즈측에선 루지버나스 홍콩사무소 대표가 나왔다.

당초 오리라던 그렉 핸리 금융총괄사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투자설명회는 차라리 투자권유회였다.

국내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미국변호사 등이 나와 한국의 노동시장이 유연해
졌다는 발언 등을 했다.

그러나 베어스턴즈의 투자발표는 들을 수 없었다.

또 베어스턴즈는 발표와는 달리 성업공사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투자대상
은행 등에 대한 방문일정을 갑자기 취소했다.

이유인즉 모 경제신문에서 "10억달러 투자운운"한 것에 대해 불쾌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억달러 보도때문에 미국에선 베어스턴즈 주가가 급락했다고도 한다.

언론의 성급하고도 불확실한 보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게 베어스턴즈측의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는 투자대상으로 거론됐던 은행과 일반투자자들이다.

이성태 < 경제부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