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은행은 6조7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38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백% 이상 늘어난 5천억원의 흑자를 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외국은행 국내지점과의 현장비교"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들이 조기에 선진은행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은행은 물론
거래기업의 생존도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외은 국내지점과 비교한 국내은행 경영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고 이
연구소는 지적했다.

<> 수익성보다는 수신고 =국내은행은 매일 지점별 수신고를 집계한다.

손익계정은 월 1회 작성된다.

반면 외은지점들은 수신고 증대보다는 수익성에 중점을 둔다.

특히 국내은행은 주로 고객의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해
외은지점들은 자본금과 내부유보 및 본지점 차입을 통해 원화자금을 마련
한다.

자금조달구조의 차이는 양 그룹의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 담보위주 여신관행 =국내은행의 담보 및 보증대출은 58%에 달한다.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42%에 그친다.

반면 외은지점의 신용대출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처럼 여신 심사역에게 능력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각 등급마다 여신한도를 정해 그 범위안에서 자율적인
여신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주인없는 경영 =국내은행은 경영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책임경영이
이뤄지기 어렵다.

과거 관치금융과 "부실여신 떠안기" 관행은 이에 따른 결과.

"국내은행의 주인 찾아주기"가 시급한 것도 그래서다.

은행의 관료 조직도 경영의 비효율에 한몫하고 있다.

외은지점은 직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비용 대비 수익성을 철저히
측정, 승진과 연봉의 척도로 활용한다.

<> 낙후된 리스크 관리능력 =리스크관리능력의 지표인 부실여신 비율은
외은지점이 0.21%.

국내 은행은 12배나 많은 2.68%에 이른다.

국민 주택 하나등 우량은행의 부실여신비율도 외은지점보다 5배이상 높다.

국내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사후 관리에 그치는데 비해 외은지점은 내부
통제시스템과 파생상품을 활용, 부실 가능성을 봉쇄하고 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