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약탈과 방화가 일어났던 지난 5월.

65개의 DHL현지 사무소 직원 8백여명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송배달 서비스를
계속했다.

91년 걸프전을 비롯 유고의 내전, 리비아 정국 불안에 따른 현지 공장의
폐쇄 등 전쟁의 포화속에서도 DHL의 서비스는 지속됐다.

현지에 진출한 외국업체들이 지사 인력을 철수시키거나 송배달업체들이
일제히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과 대조된다.

"전쟁터도 마다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곳이라면 달려 가는 믿음을 주는
회사" 신뢰야 말로 DHL을 물류의 꽃인 송배달 서비스 분야 세계 최대업체로
우뚝 서게 한 밑거름이 됐다는데 이견이 없다.

DHL의 서비스가 미치는 곳은 전세계 2백22개국 9만여개 도시.

하루 평균 50만건, 연간 1억건 이상의 서류와 화물이 DHL을 통해 배달된다.

필름에서부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송배달하는 품목도 무궁무진하다.

국내에는 지난 77년 일양익스프레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어 서비스를 시작
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도 첨단물류기법의 총집합체로 알려진 DHL의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오고 있다.

DHL의 물류서비스가 첨단기능을 가진 것으로 꼽히는 이유는 우선 방대한
조직과 물류 시설이다.

전세계 사무소만 2천3백여개.

이 곳에서 차량 1만2천2백여대와 2백여대의 항공기를 움직이고 5만3천여명의
종업원이 뛰고 있다.

국내에서는 25개 지방사무소가 50여개도시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평양에도 사무소를 냈다.

전세계에 32개 화물집하 및 분류센터를 두는 등 물류기지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DHL 물류 네트워크의 강점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숨쉬고
있다는데 있다.

전세계를 하나로 잇는 DHL 전용 전산망이 대표적이다.

DHL에 맡긴 화물에 대한 정보는 곧바로 이 회사 글로벌 네트워크에 전송
된다.

이때부터 인터넷이나 ARS(자동응답전화서비스)를 통해 화물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확인, 고객에게 알려줄 수 있다.

화물은 공항집하장에서 항공기 세관 수취인에 이르는 동안 수차례의
스캐닝을 거치기 때문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것.

지난 69년 미국에서 3명의 변호사가 설립한 DHL은 세계 처음으로 국제간
항공특급 송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물류 시장을 개척해왔다.

DHL 한국총판대리점인 일양익스프레스의 배광우 사장은 "DHL의 서비스는
시스템에 의존한다"며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물류시설 및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