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승부를 거는 숨은 진주,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미국 뉴저지주 머레이힐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끊임없는 혁신을
거듭해왔다.

붓으로 그린 듯한 붉은 원으로 꾸며진 이 회사의 로고도 기술혁신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의지를 담은 "이노베이션 링"이다.

지난 5월엔 초고속교환기(ATM) 제조업체인 유리시스템즈를 인수하는 등
네트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신은 세계적 통신회사인 AT&T.

AT&T는 지난 95년10월 3개 회사로 분리됐다.

통신서비스를 맡는 지금의 AT&T와 컴퓨터회사인 NCR, 통신장비 회사인
루슨트테크롤로지스로 각각 독립한 것이다.

회사분리와 함께 이 회사가 자랑하는 "벨 연구소"는 루슨트에 소속됐다.

세계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의 이름을 딴 이 연구소엔
2만4천여명의 과학자들이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 47년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것을 비롯해 통신위성
유닉스시스템 셀룰러폰(이동전화) 등을 잇따라 개발해냈다.

이같은 연구개발에 힘입어 이 연구소는 그동안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내기도 했다.

루슨트는 지금도 연간 매출액의 11%를 벨 연구소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백64억달러의 매출액중 3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이중에서 특히 매출액의 1%는 순수학문 연구에 활용토록 못박아 놓았다.

단기적인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중간연구자
그룹"을 통해 상품화를 위한 연구를 병행해 나가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79년.

AT&T의 연락사무소 형태였다.

이듬해 한국지사로 탈바꿈한 뒤 92년에 법인으로 승격됐다.

미국 루슨트의 분리독립과 함께 한국루슨트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루슨트는 지난 86년 "5ESS"란 전자교환기를 한국통신에 공급하면서
교환기의 대명사로 먼저 떠올랐다.

90년엔 데이콤에도 이 교환기를 공급했다.

이동전화와 관련한 활약도 눈부시다.

89년 SK텔레콤에 아날로그 방식의 무선통신시스템을 공급한 이래
신세기통신과 한솔PCS에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장비를 납품했다.

이 회사 데이비드 앨런 사장(57)은 "단순히 장비만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고객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적극 지원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내업체들이 개발중인 첨단교환기 "TDX-100"과 성능이 맞먹는
"5ESS-2000"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내년중 벨 연구소 한국지소를 설립할 계획이며 우리나라에 통신장비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 루슨트 테크놀로지스 연혁 ]

<>79년 한국진출
<>직원수 : 2백명
<>주요업무 : 통신사업자를 위한 유.무선 통신시스템 공급
<>주요제품 : 5ESS-2000교환기, 웨이브스타(광네트워킹시스템)
<>회사위치 : 여의도 KTB빌딩 10층
<>97년1~9월 매출액 1천4백24억원, 순이익 1백10억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