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생리작용과 질병 발생의 근본원리가 2000년대 초께는 국내 기술로
밝혀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질병이 생기는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핵심이 될 연구과제가 인체생리와 질병발생의 원인을 인체내 세포분자
단계에서부터 규명해 내는 "분자의과학(Molecular Medicine)".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분자의과학은 생명공학이나 의학연구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할 21세기 신과학의 한 분야로 꼽힌다.

과학기술부는 오는 2007년까지 분자의과학 분야 연구에 모두 6백82억원을
투자, 이 분야 연구수준을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과기부는 우선 1단계로 오는 2000년까지 질병 예방이나 치료에 핵심적인
기반지식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모두 3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99년 40억원, 2000년 50억원
으로 투자규모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과기부가 1단계로 추진할 연구과제는 <>인체분자유전 <>면역제어 <>세포
기능조절 <>발생분화조절 등 4가지다.

인체분자유전은 인체내 유전작용을 하는 물질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연구, 질병을 초래하는 유전물질을 발견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면역제어는 인체내 면역반응의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분석해 이를 조절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이다.

또 세포기능조절은 세포의 기능과 생리현상 조절기구에 대한 연구를, 발생
분화조절은 인체가 형성돼가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 두가지 연구는 인체 세포의 발생과정의 이상으로 야기되는 질병의 근본
원리를 밝혀내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분자의과학은 2000년대초 인간 유전자 분석 연구인 인체게놈(Genome)
프로젝트가 완료될 경우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새로운 과학 영역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다.

특히 이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는 생명공학이나 의학연구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정부및 대학 연구소 등이 중심이
돼 생명과학계와 의학계,공학계와 공동으로 분자의과학 분야 연구를 해오고
있다.

미국은 정부와 대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암 에이즈 등의 발생원리를 밝히기
위해 분자의과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일본 영국 프랑스 등도 기초의과학 연구결과를 실용화하기 위해 민간
기업연구소와 공동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과기부가 추진중인 분자의과학 연구사업은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
가 주축이 돼 내년 1월부터 민.관 합동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연구주제는 국책과제와 자유공모과제로 나눠진다.

국책과제는 STEPI가 중심이 돼 선정하고 자유공모과제는 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기업 등이 제안한 것 가운데 올해말까지 선정될 예정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