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아마르티아 센교수가 선정된 것은 두가지
점에서 이례적이다.

우선 처음으로 아시아인이 뽑혔다는 것이다.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국가에서 경제학상 수상자가 나온 것 자체가 지난
75년 옛 소련의 L.V. 칸트로비치 이후 처음기도 하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주류 경제학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아 온
복지경제학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대부분 순수경제학 전공자
들이었다.

90년대 들어서는 게임이론 인적자본론 등 파생이론 연구자가 수상자로
등장했으며 최근 몇년간은 금융학자들이 상을 받았다.

이런 흐름의 바톤이 올들어 복지경제학으로 넘어간 것이다.

사실 70년대에는 경제 기초이론이 완성되는 시기였다.

폴 새뮤엘슨 교수(70년수상)을 비롯 "S자 경제성장이론"으로 유명한
쿠즈네츠(71년), 통화주의를 대중화한 밀턴 프리드먼(76년) 등에 의해
중요한 경제기초이론이 완성됐다.

80년대에는 기초이론을 확대 발전시킨 학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산업조직론을 체계화한 스티글러(82년), 경제규칙의 헌법화를 강조한
뷰캐넌(86년) 등이다.

90년대 들어서는 현실문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로널드 코즈(91년)는 법학과 경제학을 접목시켰다.

96년에는 모럴해저드의 개념과 해법을 제시한 캠브리지대학 멀리스교수와
컬럼비아대학 비크리 교수가 수상했다.

올해 센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올들어 나타난 세계 경제동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림원으로서는 금융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어 기존 경제학자들 가운데
수상자를 뽑기에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금융이나 순수경제학을 전공한 학자중 이름께나 있는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금융질서구축에 이론적 틀을 제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는 주류 경제학에서 소외된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올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