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 국도와 23번 지방도가 만나는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사거리.

수원~광주(43번 국도)와 판교~신갈5거리(23번 지방도)를 잇는 4차선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수지1.2지구 신봉지구 구갈지구 영덕지구 영통지구가 이 곳을 통해야만
서울로 연결될 정도로 교통요지이다.

그러나 두 도로를 경계로 양쪽의 체감경기는 천양지차다.

최근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용인죽전지구(1백13만6천평)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택지지구와 택지지구가 아닌 지역으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택지지구에 편입된 곳은 토지수용에 대한 우려로 땅값이 바닥이다.

반면 주변은 개발가능성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선하나 차이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분당신도시와 붙어있는 죽전취락지구.

택지지구에서 제외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벽산1.2차, 동성1차, 대진1차 아파트의 경우 24평형 1억~1억1천만원(전세가
5천5백만~6천만원) 32평형 1억5천만~1억6천만원(6천5백만~7천만원) 42평형
1억8천만원(8천만원)선이다.

"제2의 분당"이라 불리는 수지지구와 거의 맞먹는다.

"대진2차 동보등 오는 12월 입주하는 7개 단지 1만5천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져 가격이 일시적으로 약보합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거래는 수지지구
보다 활발하다"(태창공인 박순창씨)

새로운 지하철역(분당선 연장선)이 생기는데다 죽전지구 조성으로 수지지구
동천지구 신봉지구 중심으로 형성되던 개발축이 경부고속도로 반대편인 죽전
리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특히 단국대 용인캠퍼스, 용인소프트웨어단지, 한국전산원, 한성CC 등이
자리잡고 있어 배후 주거지역으로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죽전취락지구 바로 옆에 있는 7만평 규모의 우량농지(농지정리 사업이 끝난
농지)도 투자성이 부각되고 있다.

주변이 택지지구로 바뀌면 장기적으로 토지용도가 준농림이나 준도시 취락
지구로 변경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IMF 여파로 한때 평당 1백50만원으로 떨어졌던 땅 값이 최근 몇일만에
"가뿐히" 원래가격(평당 2백만원)을 회복했다.

매물이 전부 회수돼 가격도 호가위주로 매겨진 상태다.

이에반해 택지지구안은 거래가 끊기고 가격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평당 1백50만원선에 거래되던 준농림 임야와 농지는 평당 1백10만~1백20만원
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감정평가를 통해 토지보상비를 받지만 감정평가기준의 하나인 공시지가가
평당 55만~75만원 선으로 시세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그 시기도 빨라야 2년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환금성도 떨어진다.

아파트 입주예정자도 울상이다.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가 특혜시비를 우려해 공사가 진행중인 일부 아파트
의 부지를 제외하곤 전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탓이다.

이에따라 벽산6차 동성3차 등 조합설립인가만 나고 아직 사업승인을 받지
못한 조합아파트들은 현재로선 계획대로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지게 됐다.

공사중인 동아솔레시티(1천7백1가구)대진3차 아파트(2백77가구)는 분양가
보다 5백만원 싼 급매물이 늘고 있다.

공공시설 조성비 등 추가로 물어야 할 개발부담금이 만만치 않아서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LG유신아파트(7백50가구), 창우아파트(1백10가구)도
채산성이 악화될 위기다.

대규모 감보율(원래면적에서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에 들어가는 면적을
제외한 나머지 땅의 비율)이 적용돼 대토면적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또 용적률이 기존의 2백20~2백50%에서 택지지구 수준(1백80%)으로 맞추면
분양가구수도 크게 줄어든다.

건영 우성 동아 등 지구내 토지를 보유한 건설업체들도 사정은 이와 비슷
하다.

지구지정(10월 7일) 1년전에 기업명의로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면 지구내
다른 부지를 불하(대토)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직원이나 원소유자 명의로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토지수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