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브랜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00원" 식으로 계량화하는 방식과
브랜드가 가진 속성을 지수화하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의 계량화는 M&A(기업인수합병) 등 재무적 판단이 필요할 때
주로 사용된다.

보통 총자산에서 고정자산 등을 뺀 나머지를 브랜드 가치로 인정한다.

삼성제약이 "에프킬라"로 대표되는 살충제 사업부문을 한국존슨에 매각한
사례에서도 이같은 브랜드 평가법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존슨은 삼성제약의 고정자산 가치를 90억원으로 평가했으나 매입대금
으로 3백87억원을 지급했다.

차액인 2백97억원을 "에프킬라" 브랜드의 가치로 인정한 것이다.

한국존슨은 "레이드"라는 세계적 살충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에프킬라" 브랜드를 사들인 것은 50년대부터 한국시장에서
모기살충제의 대명사로 성장한 이 제품을 계속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

계량적 브랜드 평가법은 이처럼 재무적 가치판단에는 유용하나 막상 기업이
광고마케팅 전략을 전개할 때는 활용하기가 힘든게 약점이다.

금강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DBPI(Diamond Brand Power
Index) 조사"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한게 특징이다.

금강기획은 18세 이상의 서울시민 7백명을 대상으로 7개 제품군 1백3가지
브랜드의 로열티 품질 조직 인지도 개성 가격 리더십 지각된 가치 등 8개
세부속성을 지수화했다.

조사결과 7백점 만점중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5백42.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판매되거나 알려진 제품중 가장 브랜드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2위는 벤츠, 3위는 로렉스시계.

다음은 쏘나타 하이트 게보린 펜잘 프라이드 등이 뒤를 이었다.

"DBPI 조사"는 브랜드가치를 속성별로 분석할 수 있어 필요할 때마다
광고전략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예컨대 외식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리아와 KFC를 비교해
보자.

전자는 브랜드의 친근감이나 인지도에서는 후자를 누르고 있지만 품질
브랜드로열티 등에선 뒤져있다.

결국 롯데리아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속성별 평가에서 조직은 기업이미지, 개성은 제품의 정서적 느낌, 리더십은
인기도나 경쟁제품과의 비교우위, 지각된 가치는 "이 제품이 살만한 것인가"
라는 포괄적 가치판단 등을 의미한다.

금강기획 김주호 책임연구원은 "국내 제품이 상위에 오른 것은 조사대상이
국내인데다 제품을 주변에서 얼마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가라는 브랜드의
지역적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