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소비활성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앞으로 지출을 더욱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2천5백9가구를 대상으로 3.4분기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대부분 향후 경기 소득
고용상황 등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고 15일 밝혔다.

CSI지수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소득 지출 물가 등에 대한 6개월전의 상황과
현재를 비교하고 앞으로 6개월에 대한 전망을 설문조사해서 작성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는 경우 생활형편이 좋아졌거나 좋아질 것으로 예상
하는 가구가 나빠진 가구보다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소비지출계획 =소비지출계획 CSI는 73으로 내년 3월까지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외식비지출지수가 59로 가장 낮았고 의료.보건비지수가 64, 의류비 66,
교양.오락.문화비 67 등의 순이었다.

다만 여행비지출지수는 94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과 자동차를 살 계획이 있다는 소비자는 전체 조사대상의 4%에 불과
했다.

부동산 구입계획이 있는 소비자 가운데 아파트를 사겠다는 응답이 61%,
단독주택 19%, 토지 8%, 상가 6%로 조사됐다.

<> 가계수입전망 =가계수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도 어둡게 나타나
소비심리 위축을 뒷받침했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66으로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간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수입전망은 외환위기가 시작된 작년 4.4분기부터 100 이하로 떨어졌다.

가계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급여감소가 46%로 가장 많았고
사업악화가 35%, 실물자산가치 하락과 금융자산가치 하락이 각각 5%였다.

<> 생활형편에 대한 의견 =현재의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CSI는 45로
소비자들은 6개월전보다 살림살이가 악화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생활형편이 크게 악화됐다는 소비자가 전체의 32%, 다소 악화됐다는
응답이 49%다.

전체 소비자의 81%가 전보다 쪼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월 1백만원미만의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층, 중졸이하의 학력층에서
생활형편이 어렵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왔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생활형편전망도 57에 지나지 않아 생활형편이 더욱 악화된다고 보는
소비자들이 훨씬 많았다.

<> 국내경기에 대한 의견 =앞으로도 경기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향후경기
전망 CSI 42)으로 전망했다.

고용사정에 대해 호전된다는 응답은 3%, 변동없음 10%, 다소 악화 37%,
크게 악화 50%였다.

앞으로 실업사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물가수준전망CSI도 52로 과거에 비해 오른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올여름 이상저온과 폭우로 농산물가격 등 물가가 오른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2%에 달했다.

다만 금리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내린다 41%, 변동없다 27%, 오른다 32%로 조사됐다.

금리전망CSI는 104여서 금리하락 전망이 다소 우세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