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들어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이 크게 늘고 있다.

16일 의료보험연합회 요양기관지정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1만6천6백65개소
이던 의원급 의료기관이 9월말 현재 1만6천8백73개소로 4개월만에 무려
2백8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은 같은 기간 1만9천6백94개소에서 1만9천7백64개소로 90개가 증가했다.

더구나 이 통계는 의원 및 약국 개설 후 요양기관지정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현재 신청중인 곳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개설된 의원과 약국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는 90년 이후 해마다 5백~6백개씩 늘어나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개원증가 추세가 최근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규 의원들은 환자유치와 경비절감 등을 위해 한 건물안에 여러
진료과를 갖춘 "집단개원"형태로 들어서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과거엔 의사들이 신용대출을 받아 쉽게 개원할 수
있었으나 IMF 상황에 들어선 뒤에는 신용대출이 끊어져 개원이 힘들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신규 의원수가 늘고 있는 것은 병원의 휴폐업 및 인력
감축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의사들이 사채를 빌려서라도 개원에 나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약국의 경우는 지난 96년 2만개소로 정점에 도달한 이래 연 평균
2백여개소씩 문을 닫아왔으나 최근 신규 개업이 늘면서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신도시가 속속 들어서는 경기도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의 인력감축에 따라 약사들이
직접 개업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최근에는 "장롱속에 약사 면허증을
묵혀놨던" 주부약사들도 개업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