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상이 남의 돈인 4백40억달러의 가용외환보유고는 한국경제에 득인가,
실인가.

지난 15일 현재 가용외환보유액 4백40억6천만달러중 65%에 달하는
2백88억4천만달러가 국제기구로부터 차입한 돈으로 나타났다.

이 돈은 평균 연7%정도의 이자를 물고 빌려 왔지만 정작 외국에 예치해둔
예금금리는 이보다 1-2%포인트 낮아 연간 3억-5억달러의 이자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외환보유고는 작년말 경험했듯이 비상사태에 대비한 한국경제의
"안전판"이어서 그 정도의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외환보유고 이자부담 =가용 외환보유고중 이자손해를 발생시키는 것은
바로 외국으로부터 차입해온 2백88억4천만달러.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1백79억9천만달러, 세계은행(IBRD) 차관
39억3천만달러, 아시아개발은행(ADB) 차관 30억달러,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39억2천만달러로 구성된다.

이 돈의 차입금리는 제각각이다.

IMF 차입금은 약 7%, IBRD와 ADB 차관은 6% 수준이다.

외평채는 발행금리가 8.7%다.

따라서 평균 조달금리는 연 7% 정도로 분석된다.

반면 외환보유고는 특성상 언제든지 빼내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자는 낮지만 안전한 미국 재무부채권(TB)을 사거나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리보금리(런던은행간금리)수준으로 예금해둔다.

그 예치금리는 연 5.0~5.5%수준이다.

즉 평균조달금리와 예치금리의 차이는 1~2%포인트 정도는 손해를 보는
셈이다.

금액으론 연간 2억9천만-5억8천만달러에 이른다.

<> 어쩔 수 없는 보험료인가 =예대금리 차이만 보고 외환보유고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많다.

외환보유고는 수익을 목적으로 돌리는 돈이 아니라 비상사태를 대비해
보험 성격으로 쌓아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작년말 외환보유액이 바닥난 이후 IMF 등으로부터 지원
받아 외환보유액를 쌓은 우리로선 일정 정도의 이자부담이 불가피하다"며
"그걸 갖고 득실을 따지는 것은 외환보유액의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IMF 지원금의 이자(연리 7% 수준)도 한국만 높은게 아니라
모든 수혜국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경부는 국내 금융기관에 빌려줬다가 상환받은 지원자금은 금리가
10%대를 훨씬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외환보유고 운용과정에서
이자손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