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소식으로 국내주식과 채권값이 나란히 급등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30분만에 15.90포인트나 뛰었고 채권값도 개장직후
LG화학 회사채가 전날금리보다 0.40%포인트 급락한 9.15%에 거래됐다.

증권시장이 이처럼 흥분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하조치는 외국인자금을 불러들이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자금환류가능성과 환차익 두가지를 들고 있다.

송동근 ABN암로증권 이사는 "미국 주가가 상투권인데다 금리마저 떨어져
미국에 집중됐던 유동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신흥시장뿐으로 환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원화강세가 예상되면서 한국주식을 사면 주가상승이외에 환차익도 챙길 수
있다는 계산도 외국인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환류현상은 경험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93년 연 7.4%였던 30년만기 미국재무부채권(TB)
금리가 94년 연 6.4%까지 떨어지자 국제투자자금이 신흥시장으로
8백78억달러나 흘러들었다.

반대로 95년 TB금리가 연 7.8%대로 치솟자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2백35억달러로 급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국내금리 하락추세에도 채찍질을 가할 전망이다.

G7 국가들이 금리인하행진에 동참하면 유동자금이 고금리를 쫓아 신흥채권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는데다 달러약세로 환차손을 입을 염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신경제연구소가 지난 92년1월부터 98년8월까지 미국국채수익률과
국내회사채금리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국채 30년물이 1%포인트
떨어지면 국내회사채수익률도 평균적으로 1.8%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당장 외국인 자금이 물밀듯 증권시장으로 밀려올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유동자금은 최근 미국경제마저 위험신호를 내보내자 유가증권 투자를
줄이는 대신 현금보유비중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

미국시장마저 위태로운데 위험도가 휠씬 높은 신흥시장으로 선뜻 발길을
돌리겠느냐는 얘기다.

따라서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대외신인도를 회복해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